금융권 ATMS 구축 잇따라

네트워크 통해 기기 상태 실시간 확인

 길거리에서 돈을 뽑거나 각종 금융업무를 볼 수 있는 자동화기기(CD/ATM)는 이미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편리한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7만대 이상의 자동화기기가 설치돼 있는 지금도 이에 대한 관리는 주먹구구식이다. 고객이 신고하기 전에는 기기의 이상을 알 수 없거나 장애발견부터 처리까지의 시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아 고객의 불편은 가중되고 은행에는 직접적인 금전상의 손실까지 끼치고 있다.

 국민은행이 이같은 고객들의 불편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는 자동화기기 통합관리시스템(ATMS:ATM Total Management System) 구축에 본격 착수한 데 이어 제일은행과 우리은행, 조흥은행 등 대형 금융기관들도 잇따라 ATMS 구축을 서두르고 있어 은행업무의 획기적인 개선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무엇이 달라지나=ATMS의 가장 큰 특징은 네트워크망으로 연결된 자동화기기가 상태에 대한 정보를 중앙 관리센터로 자동 전송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소수의 인원으로도 한눈에 모든 자동화기기의 현재 상태를 파악해 관리할 수 있다.

 문제발생에 대한 사전예측도 가능하다. 과거에는 직원이 현금보관통을 열어봐야만 현금 보충여부를 판단할 수 있었지만 ATMS가 적용되면 각 자동화기기의 잔액 보유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 잔액부족 사태를 최소화할 수 있다. 장애가 자주 발생하는 자동화기기에 대해서는 특별관리를 실시해 장애를 미연에 방지한다.

 인근 자동화코너의 정상가동 여부를 파악해 고객에게 알려주는 기능은 큰 호응을 얻을 전망이다. 또 인터넷을 통해 지역별 자동화기기 설치 및 가동현황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더이상 땀 흘려가며 헛걸음을 하지 않아도 된다.

 무엇보다 획기적인 것은 장애에 대한 원격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통장이 배출되지 않거나 금액이 지급되지 않는 등 기계상의 문제 발생시 중앙센터에서 현장의 자동화기기를 원격제어해 처리한다.

 ◇실질적인 효과=ATMS의 도입으로 기대되는 다양한 변화들은 결국 ‘가동률 상승’이라는 하나의 목적에 있다. 현재 국내 은행권의 자동화기기 평균 가동 정지시간은 8%대로 알려져 있다. 어느 한 시점에 멈춰있는 자동화기기가 8%는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수치를 줄일 수만 있다면 은행은 수수료 수익 증가, 고객은 불편 최소화라는 선물을 받는다.

 일본 내 자동화기기의 40%인 2만3000여대를 관리하고 있는 ATM주식회사에 따르면 ATMS를 구축한 후 기기 가동률이 40% 높아졌다. 여기에 무엇보다 중단없는 운용을 통해 ‘고객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은행들에는 상당히 매력적이다.

 또한 ATMS를 운용하면서 축적되는 각종 통계수치들은 시재(時在) 관리를 비롯해 자산운용계획을 세우는데 매우 훌륭한 정보가 되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비용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망=아직 국내 ATMS 시장은 초기단계다. 그렇지만 자동화기기 운용 아웃소싱 사업이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고 은행 입장에서도 얻는 것이 많아 관련 시장의 급성장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웹케시나 한국전자금융 등 자동화기기 운용 전문업체들은 그동안 닦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자동화기기 운영 아웃소싱 사업을 펼쳐나갈 계획이며, 가격 하락으로 고심하고 있는 자동화기기 전문업체들도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ATMS 사업 진출을 노리고 있다.

 경쟁업체가 늘어남에 따라 ATMS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영상을 이용한 무인상담 기능이나 자동화기기 관련 범죄방지 기능은 이미 기술적으로 완성돼 있다. 향후 고액권의 등장으로 자동화기기의 현금인출 빈도가 줄어들 경우에는 ATMS가 적용된 자동화기기들을 CRM, 콜센터 기능과 연계해 새로운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노틸러스효성 네트워크 사업팀의 김창학 부장은 “ATMS 사업은 은행과 고객, 업체 모두에 이익을 안겨주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라며 “일본을 제외하고는 아직 해외구축 사례가 드물어 국내에서 성공사례를 만들면 해외진출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고 전망했다.

<정진영기자 jy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