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과 다우의 ‘희비’가 엇갈렸다.
기술주들이 전반적으로 맥빠진 주가 행보를 펼치면서 나스닥지수가 1640선까지 밀린 반면, 주간장 막판 대형 블루칩들의 선전이 두드러지면서 다우지수는 주간단위로 0.4% 상승하며 상대적인 강세를 나타냈다.
주간기준으로 미국 3대지수 중 다우지수만 소폭 상승했을 뿐 나스닥과 S&P500지수는 모두 내리막길을 달렸다. 특히 지난주 반도체업종 대표지수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의 하락폭이 컸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컸던데다 하반기 반도체산업 회복 기대감이 선반영 됐다는 분석이 팽배해지면서 단기 조정양상이 펼쳐졌다.
지난주 뉴욕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경제지표나 시장외적 재료가 거의 돌출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별종목에 의해 시장이 움직였다는 점이다. 휴가철의 특성상 변동성 많은 기술주들이 주목받기보다는 안정적인 블루칩들로 투자 손길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전체 기술주의 동향을 좌지우지할뿐 아니라 나스닥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 선도주 인텔은 주간단위로 5.8%나 주가가 하락, 시장의 약세분위기를 대변했다. 모토로라, AMD 등 반도체 관련 다른 종목들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특히 주간 장 막판에 게임용 비디오칩 전문업체인 앤비디아가 부정적인 실적전망을 발표하면서 반도체종목에 대한 매도공세는 더욱 거세졌다.
지난달부터 기술주를 주도했던 인터넷, 전자상거래분야 종목들도 주간단위로 내림세를 보였다. 야후가 한 주간 무려 7.8%의 주가하락세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아마존, AOL 등이 줄줄이 약세권을 맴돌았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지난주 나타난 기술주 중심의 조정양상에 대해 “긍정적인 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극히 비관적인 상황도 아니다”며 충격 줄이기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특히 일부는 “여전히 경제회복과 IT산업 턴어라운드라는 대원칙에 발을 붙이고 있는 만큼 장세를 뒷받침할 만한 시그널만 터져준다면 상승여력이 충분할 것”이라며 긍정성에 큰 무게를 두었다.
아무튼 미국 증시는 당분간 큰 특징없이 박스권 행보를 거듭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투자자들도 미래에 대한 확신이 굳어지고, 변동성이 줄어들어야만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설 태세기 때문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