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CEO)포럼이 결성된 지 벌써 한달입니다. 우선은 모인다는 데 의미를 두고 부랴부랴 결성식을 열었는데 정작 중요한 일은 출범 이후 한달 동안에 이뤄졌습니다. 발족 모임이 상견례 수준이었다면 이후 한달은 구체적인 사업계획과 모임의 위상을 다지는 기간이었습니다.”
최근 발족한 인터넷CEO포럼의 회장을 맡은 한광택 미디어채널 사장(40)은 지난 한달 동안 가장 바쁘게 보낸 경영자 중의 한명이다. 남들은 휴가 준비로 여념이 없을 때 ‘인터넷CEO 포럼’의 발족을 주도하고 막바지 조직과 사업계획을 조정하기 위해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포럼은 인터넷과 e비즈니스 활성화라는 큰 틀에서 공동 프로그램 개발, 법률·회계·인사 등 기업운영에 관련된 공동 자문 서비스,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등 전산자원 공유와 공동구매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회원사가 가진 다양한 비즈니스모델(BM)을 결합해 시너지를 높이기로 했다. 회원 규모도 30개 회사 정도로 제한할 계획이다.
“포럼 결성의 가장 큰 목적 중 하나가 네트워크 결성과 제휴사업의 발굴입니다. 그동안 다른 모임이 단순히 친목에 만족했다면 이번 포럼은 각 분야에서 경쟁력있는 모델을 결합해 ‘윈윈’할 수 있는 사업을 찾아보자는 것입니다.”
포럼이 자격조건을 엄격히 제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인터넷과 e비즈니스와 관련해 지명도가 높은 기업보다는 경쟁력있는 기업 위주로 회원 선정 과정을 거쳤다. 예를들어 전자상거래 분야는 종합쇼핑몰보다는 각 분야에서 착실히 성장해 사업기반을 다진 전문몰을 적극적으로 영입했다. 실제 회원사의 면면을 보면 전문쇼핑몰과 가격비교, 온라인 서식, 헤드헌팅, 인터넷보험과 트레이딩, 도메인 등 다양한 분야의 대표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이같은 배경은 그의 소신에서 비롯됐다. 다우기술 마케팅팀장을 거쳐 ‘랭키닷컴’이라는 온라인 순위사이트를 3년 가까이 운영하면서 ‘인터넷 비즈니스는 네트워크로 묶일 때 성공할 수 있다’는 신념을 재삼 확인한 것이다. “닷컴붐이 일어날 때만 해도 인터넷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습니다. 하지만 인프라 구축보다는 활용서비스가 화두로 떠오른 지금은 상황이 180도로 바뀌었습니다. ‘나홀로’ 비즈니스로는 결코 경쟁력을 가질 수 없습니다. 끊임없이 사업모델을 결합해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한광택 사장은 “인터넷 모델은 진화한다”며 “진화는 경쟁력을 갖춘 다른 모델과 제휴하거나 결합할 때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글=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사진=정동수기자 ds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