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외환거래 및 환위험관리서비스에 적극 나섰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제일은행·외환은행 등 주요은행들은 대다수의 중소기업이 환위험에 노출돼 있는 점을 감안, 자사의 환위험관리 노하우를 이용한 인터넷 외환거래 및 환위험관리시스템을 구축, 시장선점을 위한 각축전에 돌입했다.
은행들은 이를 통해 자체적으로 환위험관리시스템을 구축한 대기업과 달리 자체 시스템을 구축할 수 없는 중소기업의 환위험관리를 지원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서비스 제공현황=산업은행은 11일 일반기업을 대상으로 인터넷을 통한 외환거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번 서비스로 외환거래를 원하는 기업은 산업은행의 인터넷 외환거래를 통해 현물환부터 1년 이하의 선물환, 스왑거래가 가능해졌다. 또 달러·엔·유로화 등 3개 통화는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시장가 또는 기업이 원하는 지정가로 사고 팔 수 있게 됐다. 이서비스는 또 기업이 처한 상황에 따라 가장 적합한 위험관리수단을 제공하는 환위험관리 기능도 제공한다.
이에 앞서 제일은행은 모든 외환업무를 인터넷을 통해 온라인으로 거래할 수 있는 외환포털서비스인 ‘퍼스트에프엑스(http://www.firstfx.co.kr)’ 서비스에 들어갔다. 이 서비스는 환전과 송금은 물론 수출입·내국신용장·외화대출·무역금융·웹EDI무역거래 등 전부문에 걸친 외환업무를 인터넷을 처리할 수 있다.
외환은행도 외환 전문 포털사이트(http://fxkeb.com)를 개통해 인터넷 환전과 환위험 관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타 은행들도 기업이 환위험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고 인터넷 환관리 서비스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서비스 배경과 전망=지난 6월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소기업 중 74.6%가 환위험관리를 전혀 하지 않고 있으며 이들 기업은 환관리 방법을 모르거나 외환거래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마땅한 수단이 없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많은 국내 중소기업들이 환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이 은행들이 환위험관리시스템 구축에 나서는 계기가 되고 있다.
외환은행 한 관계자는 “자유변동 환율제 및 외환자유화 등으로 원·달러 환율의 변동폭이 외환위기 이전보다 높아졌다”며 “급격한 환율변동은 기업의 이익, 주가, 자산가치 등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환위험관리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그 배경을 밝혔다.
그러나 그다지 환거래액이 많지 않은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별도의 시스템구축이나 은행창구를 이용한 환위험관리는 높은 보증료와 수수료로 인해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환관리에 노하우를 가진 은행들이 기존 IT인프라를 활용해 환위험관리서비스 등으로 업무영역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산업은행 김증산 e비즈 실장은 “환위험에 대한 지식이나 관리기법이 생소한 중소기업이 인터넷을 통해 파생상품 모의거래를 통해 환위험관리의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환관리에 대한 중소기업의 인식이 높아진다면 환위험관리서비스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