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지역의 정보기술(IT) 벤처기업 P사는 지난해 10여억원의 개발비를 투입, 1년 6개월이 걸려 웹 관련 응용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시장에 내놨다. 그러나 결과는 참패로 돌아왔다.
경쟁업체가 비슷한 제품을 한 발 앞서 출시하는 바람에 P사의 신제품은 제대로 된 평가도 받지 못한 채 사업을 접었고 그 여파로 P사는 지금 회사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 회사 K 사장은 “만약 경쟁업체의 기술개발 정보를 미리 알았더라면 다른 품목으로 바꾸거나 기술이전을 통해 연구개발(R&D)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뒤늦게 후회하고 있다.
P사처럼 IT 등의 하이테크 벤처업계에서는 신기술 이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대구테크노파크(단장 홍대일)가 최근 대구 지역 벤처기업 326곳을 대상으로 신기술 구입 및 판매 희망기술에 대한 수요를 조사한 결과 300여개 업체가 기술이전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들이 가장 이전받고 싶은 기술과 판매하고 싶은 기술 1위로 정보통신 관련 기술을 꼽아 관심을 끌었다.
◇이전받고 싶은 기술=조사에 따르면 이전받기를 원하는 기술 중 기업이 돈을 주고라도 들여오고 싶은 기술은 모두 82건으로 이 가운데 정보통신이 30건에 36.6%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전기전자기술 19건(23.2%), 기계 11건(13.4%)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정보통신의 응용소프트웨어 기술을 희망하는 업체가 18개사로 22%를 차지했으며 다음으로 전기전자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기술 분야 7개사(8.5%), 시스템 소프트웨어기술 6개사(7.4%), 무선통신기술 6개사(7.4%) 등으로 조사됐다.
◇판매 희망기술=또 조사대상기업 가운데 판매를 희망하는 기술은 모두 116건으로 이 가운데 정보통신 관련 기술이 45건으로 38.8%, 전기전자가 28건에 24.1%로 각각 1, 2위를 차지해 이전 희망기술 수요와 같은 모습을 보였다.
또 이들이 판매를 희망하는 기술을 살펴보면 역시 정보통신 응용소프트웨어가 32건(27.6%)으로 1위를 차지했고 전기전자기기와 산업계측제어 관련 기술이 각각 10건씩(8.6%씩)을 차지했다.
그외 조사대상기업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특허기술은 전기전자기술로 29.7%로 나타났고 다음으로 기계 21.3%, 정보통신기술 14.8% 순으로 조사됐다. 또 실용신안기술로는 기계가 42.5%, 전기전자 25.7%, 화학화공기술 12.9%로 집계됐다.
홍대일 대구테크노파크 사업단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기업들이 정보통신과 전기전자 등 첨단 신기술에 대한 갈증이 크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테크노파크는 (대구 지역 벤처기업들이) 기술을 도입할 때 그 비용의 50%를 지원하는 기술거래지원사업을 펼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
대구 326개사 중 300곳 기술이전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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