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IT도서 교류 `물꼬텄다`

 분단 사상 최대 규모로 수만권의 남측 정보기술(IT) 서적이 북측에 보내진다.

 종합출판미디어사인 영진닷컴(대표 이문칠)은 한상진 사장을 포함한 회사 관계자 2명이 9일부터 12일까지 나흘간 방북, 북한의 최대 사회교육기관인 인민대학습당과 기술서적 번역·출판사업 협력 및 도서 교류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평양 현지에서 영진닷컴 한상진 사장과 인민대학습당 최광렬 부총장간 체결됐다. 본지 8월 12일자 7면 참조

 이에 따라 영진닷컴은 이르면 이달 중 통일부에 남북교류협력사업 및 사업자 승인 신청을 내고 다음달 중 승인을 받는 즉시 1차로 1만권 가량의 기술도서를 보낼 예정이다. 영진닷컴은 인민대학습당이 도서 1종당 5권 정도의 서적을 비치할 수 있는 점을 감안해 매년 지속적으로 도서를 추가제공키로 했다.

 영진닷컴이 인민대학습당에 보내게 될 도서는 컴퓨터 일반 및 운용체계·프로그래밍언어·멀티미디어·웹디자인 등 전문서적과 일반 기술서적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또한 영진닷컴은 한국어판 정보과학기술 도서의 번역작업을 인민대학습당에 의뢰할 예정이다.

 번역사업으로 이뤄지는 순익금은 양측이 동등하게 나눠 갖기로 했다. 따라서 영진닷컴은 번역료를 종전에 우리나라에서 해결하던 데 비해 최대 절반 가량을 절감할 수 있게 되고, 북측도 경제적인 실익을 얻게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영진닷컴과 인민대학습당은 조만간 북한에서 번역사업을 원활히 하기 위한 실무대표단 회의를 개최키로 합의했으며 앞으로 세 차례 정도의 시범 번역사업을 거쳐 본격적인 공동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연건평 10만평 규모에 3000만권의 장서와 강의실·컴퓨터 실습실·열람실 등을 갖춘 인민대학습당은 연인원 2000만명이 이용하고 있는 북한의 대표적인 학습전당으로 도서 열람·대출 및 정보과학기술 관련 강의, 전자매체 출판·보급 서비스는 물론 각국 언어의 도서를 연간 100만쪽 이상 번역하고 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