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직배사들 `더위 먹었다`

 해외 게임직배사들이 흔들리고 있다. 그동안 초고속 성장을 구가하던 해외 게임직배사들이 최근 경영상황이 악화되면서 국내 게임시장에서의 입지 역시 크게 약화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게임유통사들이 실적악화에 시달리는 상황에서도 최고 40%씩 성장을 거듭해온 EA코리아, 아타리코리아, 비벤디코리아 등 해외 게임직배사들이 올들어 성장이 크게 둔화돼 인력구조조정은 물론 일부업체는 한국지사 축소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국내 게임시장이 온라인게임 득세에 따른 PC게임 수요의 급감, 불법복제 성행 등으로 PC게임 위주의 킬러콘텐츠와 브랜드파워를 앞세워 국내 게임시장을 공략해온 해외직배사의 매출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박이 기대됐던 이들 해외 게임직배사의 대형게임들이 예상외로 저조한 판매실적을 기록, 이들 업체와 계약을 맺은 국내 유통업체들과 총판업체까지 심각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게임유통시장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지난해 전년대비 40% 이상 성장했던 EA코리아(대표 한수정)의 경우 올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95억원보다 다소 줄어든 90억원이라고 밝혔다. EA코리아가 50만장 이상 판매할 것으로 장담해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C&C 제너럴’이 3만장에 그친데다 ‘언리미티드 사가’ 등 플레이스테이션2용 타이틀도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월드컵 특수에 힘입어 PC게임 ‘FIFA2002’ ‘FIFA월드컵’ 등이 크게 팔려나갔지만 올해는 이를 만회할 특별한 타이틀이 없어 올 연말 매출상황은 지금보다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1년도 하반기에 설립된 인포그램코리아(대표 스콧 밀러드)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인력을 크게 늘리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였으나 본사의 경영악화와 국내 PC게임 시장 한파로 최근 구조조정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까지만 해도 회사 전체 인력이 16명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6명으로 급감했다. 또 최근에는 한국인 지사장 대신 호주 지사 출신의 스콧 밀러드를 신임 지사장으로 임명하는 등 한국지사의 역할을 축소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비벤디코리아(대표 한정원)는 최근 ‘월드오브워크래프트’ 국내 서비스를 앞두고 인력을 11명까지 증원했으나 이 회사와 계약을 맺은 한국 유통업체들의 무리한 개런티 계약으로 자금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게임브릿지 유형오 사장은 “온라인게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국내게임시장에서 해외 게임직배사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국내 시장 흐름에 맞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