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이라크 민간시장서 맹위 떨치는 한국산제품

가전ㆍ중고차 등 공격적 마케팅 점유율 1위

 이라크전 이후 이라크 민간시장에서 우리나라 전자·IT 관련제품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라크 무역행정 부재로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으나 KOTRA는 현지 국산거래선들의 정보를 고려할 때 단기적으로 연 5억달러 규모의 수출시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같은 특수현상에 잘 대처할 경우 구매력 증가와 비즈니스 환경 개선에 힘입어 장기적으로 10억달러 이상의 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 게 현지 유력바이어들의 판단이다.

 전후 유력품목인 국산가전, 위성수신기, 중고자동차, 자동차부품의 경우 전후 무관세의 이점과 한국산에 대한 비교적 높은 인지도, 국경개방, 현지딜러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점유율이 1위를 달리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나 일본·중국 등 경쟁국과 인근 아랍국들의 마케팅이 강화되고 있고 현지소비자의 유명브랜드 선호경향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어 장기적인 관점의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가전=국산가전은 전후 2개월간 2000만달러 상당의 제품이 이라크로 수출됐으며 7월이후 수입량이 대폭 늘고 있다. 이라크에서는 국내기업의 적극적인 공세로 전쟁 이전부터 TV와 에어컨을 중심으로 국산의 인지도가 일본 제품과 동등한 수준으로 높게 형성됐다. 이것이 시장점유율 1위와 전후 특수현상을 만들어낸 주요 배경이다. 그러나 최근 파나소닉·도시바 등 일본제품과 하이얼 등 중국제품이 공격적으로 수위 쟁탈전에 나서고 있다.

 ◇위성방송수신기=위성방송수신기는 전쟁 직후 정보욕구 분출과 공영방송 부재로 단기에 수요가 급증한 대표적인 아이템으로 전후 3개월간 6000만달러 이상의 한국산 위성TV수신기가 이라크에 수출됐다. 이라크시장에서의 점유율은 80%로 독보적인 1위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산의 저가 공세가 강화되면서 초기의 단기 물량처리식 대규모 거래보다는 고객지원망 확충 등 중장기적인 시장관리가 필요한 시장으로 변하고 있다.

 ◇자동차=자동차는 전후 이라크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내구소비재로 월 1500만달러 이상의 한국산 자동차가 이라크에 수출됐다. 시장점유율도 50%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대 이라크 자동차 수출은 최소 2∼3년간 신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나 최근들어 주요 수출기지의 하나인 요르단 아까바항구의 물량처리 및 국내공급의 한계로 일부소비자가 일제와 독일제로 발걸음을 돌리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

 ◇자동차부품=이라크시장에서 한국산 중고차의 수요가 늘면서 자동차부품도 공급이 부족할 정도로 수요가 늘고 있다. 한국 자동차에 대한 브랜드이미지 관리를 위해 기존 수출분의 AS수요에 부응하는 수리센터 설립 등 장기적인 거점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