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2’가 오픈베타 서비스에 돌입한 지 한달 남짓 지났다.
하지만 오픈 초기에 반짝할 것으로 예상했던 ‘리니지2’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른다. 오픈 초기에 유저들이 대거 몰리면서 나타났던 ‘접속불가’ 상태가 잇따른 서버 증설로 다소 풀리기는 했지만 아직도 유저들이 몰리는 저녁시간에는 접속이 힘들다. 대부분의 서버가 수용인원(서버당 6000명)을 꽉꽉 채우기 때문에 접속을 위해서는 몇분간은 지속적으로 접속을 시도해야만 할 정도다.
더욱 놀랄 만한 것은 처음 오픈할 때 비해 서버가 2배나 늘어 16개에 달함에도 이같은 현상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피크 시간대에는 모든 서버가 풀로 차 총 9만6000명이라는 동시접속자수를 기록하기도 한다.
이처럼 리니지2의 인기가 지속되자 주변에서는 “역시 ‘리니지’의 브랜드 효과가 크다”며 부러워한다. 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리니지2에 이처럼 많은 온라인게임 유저들이 몰리는 이유를 궁금해 하고 있다.
혹자는 “리니지에서 아이템 현금거래로 재미를 봤던 유저들이 리니지2로 활동영역을 넓힌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200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쏟아부었으니 그 정도는 당연한 결과가 아니냐”며 반문하기도 한다.
그러나 리니지2를 직접 해보면 생각이 확 달라진다. 단지 리니지의 후광효과로 유저들이 몰린다기보다는 리니지2가 제공하는 색다른 경험이 유저들을 붙잡아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길을 따라 달려가다보면 ‘터버터벅’하고 들리던 발소리가 숲으로 들어가면 ‘파삭파삭’ 풀밟는 소리로 변한다. 한참을 달리면 숨이 차오르는 듯 ‘허억허억’ 소리를 내기도 한다. 특히 숲속으로 들어가면 새소리와 벌레소리가 들리고 물가로 가면 시원한 물소리가 들린다. 바닷가로 이어지면 ‘끼룩끼룩’ 갈메기 울음소리가 귓가를 흔들기도 한다.
고사양을 요구하는 만큼 그래픽도 아주 사실적이다. 지형의 높낮이도 뚜렷해 갈 수 있는 곳과 없는 곳이 확연하게 구분된다. 특히 높은 곳에서 뛰어내릴 때 나타나는 화면의 변화는 실제로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듯한 느낌을 그대로 전달받을 정도로 실감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동안 국산 온라인게임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이런 내용들이 일부 외산게임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구현됐다는 점이다.
물론 리니지2는 이같은 환경적인 요소들 외에도 게임의 재미를 높여주는 다양한 시스템과 퀘스트 등이 존재한다. 일정 레벨에 도달하면 새로운 능력을 지닌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전직시스템’을 도입했고, 혼자서 플레이하기보다는 다른 사람과 협력을 해야만 효율적인 사냥이 가능하도록 하는 ‘파티시스템’도 열어놓고 있다.
리니지2가 폭발적인 인기를 지속하는 이유는 이처럼 다양한 온라인게임의 장점을 고루 수용해 게임 내용을 아주 풍성하게 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리니지2가 보여주고 있는 높은 인기도는 다른 온라인게임 업체들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