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로 유원식 사장 체제 1년을 맞는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어떻게 변했을까.
유 사장은 지난해 8월 부임 이후 ‘한국썬 고유의 문화 만들기’와 ‘고객밀착 영업을 통한 대기업 수요 확보’ 등을 단기 목표로 내세웠다.
한국썬 내부에서는 이 두 가지 목표를 어느정도 달성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우선 영업적인 측면에서 대기업 수요처의 성과가 개선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썬은 올 상반기에 한국고속철도 프로젝트를 비롯해 포스코의 연주시스템, 조흥은행의 PI 및 DW,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본부 및 지역본부 시스템 보강사업, 이화여대의 서버·스토리지 통합사업 등을 수주했다. 고객참여모델(CEM)이란 제도를 통해 가장 공을 들인 삼성그룹 영업에서도 삼성전자 반도체 라인에 처음 서버를 공급하며 성과를 올렸다.
이들 고객사에는 모두 선파이어 15K와 12K인 하이엔드 제품을 공급했으며 건당 100만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린 대형 프로젝트다. 대기업 장악력에서 아직까지 경쟁사에 비해 한참 뒤지지만 ‘채널을 통한 소형 비즈니스’로 꾸려오던 한국썬에 대한 이미지를 깨뜨리는 데는 성공했다.
한국썬 내부에서는 이같은 영업성과보다 오히려 ‘문화적 변화’를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유 사장이 대기업 영업 만큼이나 심혈을 기울인 것은 바로 한국썬의 고유문화 만들기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후임 사장은 꼭 내부에서 배출할 수 있도록 기업문화와 결속을 다져놓겠다”는 유 사장은 아직도 팀단위 미팅에 참석하는 적극성을 보이면서 직원간의 유대감 형성에 적지 않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선 각국 지사 중에서 유일하게 본사 파견 정책을 따낸 것도 한 예다. ‘중간 관리자를 위한 2단계 GMP(Generation Management Program)’는 본사에 3개월간 파견근무를 하며 비즈니스와 문화, 정책을 배울 수 있는 제도다. 한일 전무(영업부), 박재연 상무(교육사업부)가 이 제도를 통해 본사에 다녀왔으며 조진우 이사(프로페셔널 서비스)가 현재 파견돼 있다.
7월로 2004년 회계연도를 시작한 한국썬은 매출 기준 10%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CEM팀에 KT를 포함시키는 등 대기업 밀착영업을 보다 강화할 계획이다. 또 최근 들어 한국썬의 강점인 중소형 시장에 대한 경쟁사의 공략이 거세짐에 따라 채널 운영담당 인력을 늘리고, 채널들을 금융·제조·통신·교육·공공 등 산업별로 특화시켜 영업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을 운용하는 등 기존 시장에 대한 수성전략도 세웠다.
유 사장은 “외형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지난 1년간의 노력이 자연스럽게 체화되는 것도 중요하다”며 “지난 1년이 본 게임을 하기 위한 변화의 시기라면 이제부터 한국썬의 변화된 힘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