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형반도체(ASIC) 분야의 대표기업 서두인칩(http://www.seodu.co.kr)이 새 주인을 맞았다. 주인공은 창업자인 유영욱 사장으로부터 지분 및 경영권을 인수한 김태완 사장(45). 벤처투자회사 엔앰씨텍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김 사장은 삼성전자 벤처사업팀장 출신의 투자전문가다.
“결코 머니게임을 하기 위해 서두인칩을 인수한 것이 아닙니다. 유 사장은 고교 선배로 개인적 친분이 있는 데다 그동안 부품·소재 전문기업만 투자했던 경력이 뒷받침돼 회사를 맡게 됐습니다.”
김 사장은 업계와 증시 관계자들이 자신을 작전세력(?)쯤으로 여기는 우려의 목소리에 쐐기를 박았다. 일시적인 이익만 좇는다면 왜 직접 경영 최전선에 나서겠냐는 것. 대주주 변동에 대한 공시가 나간 뒤 두달여 동안 김 사장은 조직을 재정비하고 110여명의 임직원들과 일일이 면담해 비전을 만들고 소액주주까지 만나 협조를 요청했다.
“서두인칩은 코스닥시장에서 가치보다 저평가돼 있습니다. 뛰어난 기술력을 시장에 연결시키는 마케팅 능력을 배가해 늦어도 내년초에는 영업이익 흑자를 낼 계획입니다.”
전임 경영진은 ETRI 출신들로 기술력은 뛰어났지만 시장을 보는 눈이나 마케팅 능력이 부족했다는 게 김 사장의 평가. WCDMA 사업철수 등에서 제때 결단을 내리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새롭게 포진한 임원진들은 다년간 벤처 투자경험을 바탕으로 서두인칩의 기술을 상용화시키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위성셋톱박스 및 솔루션 개발 △하이닉스·ARM 디자인하우스 △자일링스 FPGA 유통 등 기존 사업분야를 유지하면서 마케팅 및 서비스 능력을 배가하고 사업부문간 커뮤니케이션을 활발히 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김 사장은 “임직원이 합심해 서두와 자신의 가치를 높이도록 하는 게 나의 역할”이라면서 “머지 않아 장에서 서두의 주가가 1만원대로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정동수기자 dsch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