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회로 TV·디지털카메라·카메라폰 등의 주요부품인 고체촬상소자(CCD)의 수급불안이 하반기들어서도 좀처럼 가시질 않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CCD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소니·산요·히타치 등 일본 업체의 생산능력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해 국내 업체들은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생산에 필요한 CCD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애를 태우고 있다.
특히 일본업체들의 한국총판들이 삼성·LG 등 대기업 내지는 일부 카메라폰·디지털캠코더·디지털카메라 제조업체에 우선 순위를 두고 제한적 CCD 공급에 나서면서 대다수 CCTV 업체의 경우 심각한 CCD공급 부족 현상에 직면, 생산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공급부족 현상은 소니·산요·히타치 등 업체들이 CCD 생산라인 증설을 올해 뒤늦게 시작, 연말쯤 생산라인이 안정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데다 카메라폰·디지털카메라 등 일본 업체들이 신제품 출시 일정을 연기할 정도로 자국내 수급에도 벅차기 때문이다.
중소업체인 캠트론 문광열 사장은 “이달 산요 CCD 물량이 30∼40% 가량 부족해 정상적으로 CCTV 라인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며 “상당수 CCTV 업체들이 자사와 같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생산자재 확보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CCD 최대 공급업체인 소니코리아의 공신테크노소니 한 관계자도 “LG전자와 보안카메라 업체를 주 고객으로 하고 있는데 CCD의 애플리케이션이 확대되면서 CCD 수입물량이 절대 부족한 편”이라며 이같은 현상이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디지털카메라·카메라폰 등 업체들도 CCD 물량을 확보하는 데 비상이 걸렸다. 삼성테크윈 한 관계자는 “지난달 디지털카메라 생산물량이 전월대비 30% 가량 증가, CCD 물량도 급증하고 있다”며 “소니코리아 CCD 공급업체인 유에스씨측과 안정적인 수급 대책을 숙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메라 렌즈 부품업체의 한 관계자도 “국내 중소 휴대폰 업체들이 CCD 물량이 부족한 탓인지 카메라폰의 신제품 출시일정을 한두 달 가량 연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CMOS 업체인 씨아이센스 정인술 사장은 “전반적으로 CCD 수급 상황이 불안하다”며 “이에 따라 30만화소급 카메라폰 시장은 CMOS로 대체되는 등 세트 업체들이 기존 CCD를 CMOS로 대체하기 위한 노력들이 활발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