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칩마운터업계 ‘투톱’으로 불리는 삼성테크윈과 미래산업이 ‘대타’를 내세워 칩마운터 시장 불황을 이겨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반도체 경기악화로 칩마운터 판매실적이 크게 줄었음에도 디지털카메라 관련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올 상반기에 작년 동기보다 오히려 매출이 증가하는 ‘성적표’를 냈다.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테크윈은 올 상반기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23% 늘어난 8020억원을 기록했으며, 미래산업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이 36%나 증가한 334억원을 올렸다. 반면 간판사업인 칩마운터 부문 매출의 경우 작년 동기보다 미래산업이 50%, 삼성테크윈이 8% 줄어 좋은 대조를 보였다. 두 회사가 올해초 고속 칩마운터 새 모델을 각각 발표하고 선전을 장담했지만 별무효과였던 셈.
이처럼 주력사업의 실적이 저조한 가운데도 두 회사의 전체 매출이 신장한 것은 올 상반기 최대 히트상품 디지털카메라가 새로운 ‘캐시카우’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디지털카메라 완제품 및 모듈 등을 라인업으로 갖추고 있는 삼성테크윈이 ‘디카열풍’의 직접적인 수혜자라면, 디지털카메라용 플래시메모리 테스트장비를 판매하는 미래산업도 ‘디카특수’의 간접적인 수혜자로 볼 수 있다.
덕택에 삼성테크윈의 경우 광디지털사업 부문에서 50%, 미래산업은 테스트핸들러 부문에서 무려 216%의 폭발적인 신장세를 기록했다.
삼성테크윈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디카열풍으로 전체 매출의 30% 이상이 광디지털 부문에서 발생한 데 반해 반도체 부문은 재료와 장비 모두 성장세가 둔화돼 주력사업이 뒤바뀐 형국”이라고 전했다.
미래산업 관계자 역시 “지난해까지만 해도 휴대폰 제조산업의 호황으로 그나마 칩마운터가 대표주자 역할을 했지만 올해에는 테스트 핸들러가 그 자리를 완전히 꿰찬 상태”라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대항마’로 떠오른 전략사업이 수출에 더 강해 한껏 고무돼 있다.
삼성테크윈의 광디지털 부문 매출 가운데 67%가, 미래산업의 테스트핸들러 매출 가운데 57%가 각각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입이다.
업계 관계자는 “칩마운터의 경우 반도체 경기가 완전히 회복된 1∼2년 후에나 다시 전성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돼 삼성테크윈과 미래산업의 주력사업 뒤바뀜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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