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랴, 창업해서 회사 일구랴, 나아가 미국 유학까지.’
오는 22일 열리는 졸업식에서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부생 1호 벤처인 와이즈현을 창업, 회사 일과 싸우면서 공학부를 최우등으로 졸업하고 미국의 명문대인 스탠퍼드대학으로 유학갈 예정인 노현우씨(23)가 화제가 되고 있다.
대전과학고를 거쳐 지난 99년 KAIST에 입학한 노씨. 그는 동아리 활동과 학업, 그리고 비즈니스 영역까지 뻗쳐있는 왕성한 활동만큼이나 이력도 화려하다.
전국 핀수영 선수권대회 은메달, 한국 고등교육재단 대학 특별 장학생, 루슨트 국제과학 장학생, 아시아태평양대학생벤처정신협회(ASES) 한국지부 창립자 겸 초대의장, KAIST 학부생 1호 벤처 와이즈현 공동창업자, KAIST 공학부 최우등 졸업, 삼성이건희장학재단 장학생에 이어 미국 명문 스탠퍼드대학 유학까지.
“요즘 이공계 기피현상 때문에 사회적으로 이공계 출신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이 사실이잖아요. 그런 이공계 출신의 한계를 깨보고 싶었습니다.”
남들은 대학 들어와서 학과수업 따라가기도 벅찬 것이 현실. 그런 상황에서 노씨가 전자전산학과 친구들 4명과 함께 일군 벤처기업 ‘와이즈현’의 창업은 한편의 휴먼스토리를 연상케 한다.
“처음에는 돈도 없고 함께 작업할 공간이 없어서 전산학동에 24시간 개방된 컴퓨터실에서 작업을 했는데, 하루는 밤을 꼬박 새고 작업한 다음날 저녁 무렵에 컴퓨터실에 가봤더니 밤새 작업한 파일들이 모조리 삭제되고 없는 거예요.”
대학측에서 학생들에게 리눅스를 가르치기 위해 모든 컴퓨터를 포맷하고 리눅스를 깔아버렸기 때문이란다.
노씨는 “꼬박 반년을 매달린 끝에 정보통신부가 주최하는 창업경진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했을 때의 기쁨, 그리고 그 상금으로 KAIST내의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서 어엿한 회사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을 때의 감동은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며 지난날을 돌아봤다.
“예전에는 기술만 좋으면 시장에서 인정받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직접 해보니까 그게 아니었습니다. 기술력 못지않게 어떻게 시장에 자신의 기술을 포지셔닝하느냐가 애써 개발한 기술의 생사를 결정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현재 회사에서 마케팅과 전략기획을 담당하고 있는 노씨는 스탠퍼드에서 공부하며 와이즈현의 해외마케팅도 꼬박꼬박 챙길 계획이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