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호출 대리점 계약 해지 `마찰`

 국내 유일의 전국 단위 무선호출 사업자가 대리점들과의 계약해지 문제로 마찰을 빚고 있다.

 012 무선호출사업자인 리얼텔레콤(대표 백원장)은 최근 영업실적이 부진한 전국 무선호출 대리점을 대상으로 이달말부터 대리점 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이에 일선 대리점은 이번 조치가 관리 수수료 지출을 줄이려는 사업자의 편법조치라며 반발하고 있다.

 리얼텔레콤은 지난 2001년부터 SK텔레콤으로부터 무선호출 사업과 대리점 등 영업망을 모두 이관받아 영업을 펼치고 있으며 유일한 전국 사업자로 전체시장의 98%를 점유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97년 최고 1500만명에 달한 무선호출 사용자가 이동전화 도입 이후 현재 10만명 수준까지 줄어 사업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리얼텔레콤 측은 “이번 조치는 유명무실해진 대리점을 정리하고 새로운 서비스에 맞는 영업망을 정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대다수 대리점이 1∼2년간 단 한건의 가입실적도 기록하지 못하는 등 유통기능이 유명무실해져 해지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선 대리점은 이를 리얼텔레콤의 일방적인 처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리얼텔레콤이 사업을 이관받은 후 2년 동안 대리점에 이렇다 할 영업지침이나 정책을 내놓지 않은 상태에서 대리점의 영업실적 부진만을 탓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것이다.

 SK텔레콤 대리점 경영자단체인 전국이동통신경영자연합회(회장 김성길)은 이번 조치가 영업망 정비보다는 단순히 관리 수수료를 지출하지 않기 위한 의도라며 리얼텔레콤에 대리점 계약해지의 부당성을 알리는 내용증명을 보낸 데 이어 항의 방문과 같은 실력 대응에도 나설 태세여서 사태가 일파만파 확대되고 있다.

 현재 012 대리점들은 무선 호출 가입자가 서비스를 사용할 때까지 매월 10%의 관리 수수료를 사업자로부터 지급받고 있다. 김성길 회장은 “일부 대리점을 제외하고는 이러다할 영업정책이나 재고관리 지침을 받은 적이 없을 만큼 본사의 노력이 소홀했다”며 “무선호출 가입자 감소로 사업이 어려움에 처한 것은 이해하지만 영업실적 부진만을 탓하며 대리점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한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백원장 리얼텔레콤 사장은 “지난해부터 새로운 빌링시스템을 도입했으나 대다수 대리점이 이의 설치에도 응하지 않아 영업망 정비에 나선 것”이라며 “관리 수수료는 가입, 해지, 수납 등 다양한 업무를 대행하는 대리점에 사업자가 지급하는 수수료라는 점에서 사업자 입장에서도 더이상 무의미한 지출을 지속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