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나를 따르라"

44만원 돌파 신고가 경신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삼성전자 주가와 외국인 지분율 추이

 ‘삼성전자의 잇따른 사상최고가 경신이 전체 한국 증시 전망을 장밋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21일 삼성전자의 주가가 사상최고가를 또다시 경신했다. 이날 거래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하루 전보다 1.49% 오른 44만1500원으로 마감돼 사상최고가를 기록한 지 하루 만에 재차 최고가 기록을 깼다.

 이같은 외국인의 세몰이에 전날 기준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도 57.18%로 역사적 최고 수준인 지난 2001년 12월 6일의 60.00%에 바짝 근접해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구애를 받으면서 급상승세를 보이자 여타 IT종목들의 투자심리도 급격히 호전돼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률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D램 가격상승 전망을 중심으로 반도체 업황에 대한 높은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D램 가격은 IT경기의 바로미터로 인식되고 있으며, 이달 말까지는 소폭 조정을 받다가 다음달부터는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데이터퀘스트는 최근 올해 반도체시장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8.0%에서 11.2%로 올려 잡았으며, 이는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주들을 급등세로 이끌었다.

 반도체업종 대표 겸 한국 증시 주도종목으로 꼽히는 삼성전자의 잇따른 사상최고가 경신은 한국 증시 전망을 크게 호전시켜 놓고 있다. 그동안 상승세에 편승하지 못했던 옐로칩 등이 급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그만큼 ‘기대’가 ‘확신’으로 바뀌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주가에 부여하는 의미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동원증권 김세중 연구원은 “최근 국내 증시에서 신고가 종목이 늘어나고 있지만 삼성전자의 신고가 의미는 각별하다”며 “세계 주요 IT종목 가운데 가장 먼저 지난 99∼2000년에 걸쳐 형성됐던 IT거품 붕괴의 충격에서 벗어났다는 상징적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의 주가는 적어도 3분기 말에서 4분기 초까지는 상승국면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LG투자증권 구희진 연구원은 “아직까지 삼성전자의 주가는 세계 주요 IT주들에 비해 현저히 저평가돼 있으며, 최근의 주가상승은 재평가 과정으로 해석된다”며 “여전히 북핵 등으로 인한 국가 위험도가 남아 있는 등 저평가 국면이 완전 해소되긴 힘들지만 적어도 3분기 실적 및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는 3분기 말 정도까지는 주가가 계단식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지난 4월 이후 계속됐던 주도주 역할을 하기는 힘들 것이란 의견이 많다. 동부증권 장화탁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율이 50∼60% 박스권 등락을 보인 2000년 이후 외국인들은 삼성전자에 대해 7%포인트 이상 지분을 추가 확보한 후에는 지분율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됐다”며 “현재 외국인은 4월 이후 6%포인트 이상의 지분을 늘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하반기 실적호전과 경기회복 기대감 등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주가는 상승기조를 유지하겠지만 당분간 주도주 역할을 기대하기는 힘든 시점이라는 설명이다.

 세종증권 최시원 연구원은 “3분기 말 이후 주가 전망은 3분기 실적을 확인하면서 내년 이후 반도체 및 IT경기 업황에 대한 확신이 생길 때 내릴 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