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울산 부품팀에서 근무하는 한광식씨(47)가 몰고 다니는 포니2 픽업(1500㏄)은 88년 2월생. 올해로 벌써 16년째다. 92년 4월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울산공장에서 업무용 차량으로 쓰던 것을 인수했다.
“여러 사람이 쓰던 차라서 인수하고 나서 닦고, 기름치고, 칠도 새로 해서 새차로 만들었어요.”
그에게 굳이 오래된 차를 몰고 다니는 이유를 물었다. “1년에 자동차세 1만원 정도니 경제적이고, 운전하는 데 불편한 점이 없어요. 무엇보다도 정이 많이 들었고요.”
그가 차를 몰고가면 동네 아이들이 ‘외제차’라고 따라다니기도 하고 간혹 차를 넘기라는 사람도 있단다.
“우리나라 차는 너무 빨리 단종돼요. 그래서 오래된 차는 부품 구하기가 너무 힘들 뿐더러 사회적인 인식도 안좋아요. 한 사람이 자동차를 10년 이상 탈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서민들에게 필요한 차종은 유행에 휘말리지 말고 오래 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이 차를 아직도 10년 더 탈 수 있다고 자랑한다. 전국의 폐차장을 수소문해 웬만한 부품은 거의 확보했고 절친한 친구가 정비소를 하고 있어 고장수리가 원활하다는 것이다.
주행거리 20만㎞, 최고속도 130㎞인 한씨의 포니2는 오늘도 울산 도로를 쌩쌩 달리고 있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