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전세계를 뒤흔들었던 ‘사스’ 악재도 중국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 욕구를 꺾지 못했다.
오히려 사스가 전염병이라는 사실이 사람들로 하여금 버스나 지하철 등 대중교통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승용차를 찾는 계기가 됐다. 사스의 진원지였던 베이징의 지난 4월 자동차 판매는 무려 21%나 증가했으며 상하이지역도 33%나 늘었다.
중국시장의 가능성은 그 규모도 규모지만 무엇보다 중국인들의 소비특성이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자동차 구입 열풍을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곳이 베이징 아시안게임 선수촌 안에 있는 자동차거래소다. 이 거래소에는 165개의 딜러들이 밀집해 있는데 작년에 5만5000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이는 2001년에 비해 83%나 증가한 수치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은 각종 보조금 때문에 주택자금과 식생활, 의료, 교육에 대한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다. 따라서 자동차쪽에 투자를 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것이다.
자동차 가격도 세금감면과 시장점유율 확보를 위한 메이커들의 경쟁으로 인해 작년에 20% 하락했고 올해도 그 이상 떨어졌다.
중국 자동차산업의 급속한 확대는 중국 중앙정부가 자동차를 경제성장의 견인차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교통체증과 공해 등을 이유로 자동차의 증가를 억제하는 별도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곳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억제정책도 그다지 큰 효과를 보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베이징의 자동차수는 연간 10만대씩 증가하고 있다. 도로는 이미 자동차로 꽉 차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전체 시민의 88%는 자동차를 소유하고 있지 않다. 다시 말해 중국 자동차 시장은 폭발적인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아직 본격적인 모터리제이션에 진입도 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