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006년 중소형 TFT LCD 분야에서 25억달러(약 3조원)의 매출을 달성, 이 분야에서도 1위 업체로 발돋움하겠습니다.”
지난 4월 일본에서 열린 디스플레이 관련 콘퍼런스인 EDEX2003 행사 도중 삼성전자가 중소형 LCD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하자 일본 언론들은 이를 확인하느라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이미 90년대 말부터 삼성전자, LG필립스LCD 등 한국업체에 추월당한 대형분야야 그렇다치고 일본업체들의 최후 보루였던 소형분야까지 한국업체에 추월당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본LCD 업체들이 가장 주목하는 사람이 삼성전자 모바일디스플레이 사업팀장인 윤진혁 전무(51)다. 윤 전무는 90년대 후반 삼성일본법인에서 5년간 LCD사업을 맡은 일본통이기도 하다.
윤 전무는 “지난달 휴대폰용 TFT LCD 출하량이 200만대를 돌파했으며 오는 11월에는 300만대를 돌파, 일본의 TMD를 제치고 휴대폰용 LCD에서는 1위를 달성할 전망”이라며 “이미 세계 3대 휴대폰 업체 중 2곳에 TFT LCD를 공급중이며 다음달에는 일본의 대형 휴대폰업체 1곳에 제품을 공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중소형 LCD사업이 처음부터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었다. 표준화된 대형 LCD와 달리 소형 LCD는 고객요구에 따라 개발해야 하는 ‘커스터마이징’ 작업이 수반돼야 하기 때문이다.
윤 전무는 “지난 2001년 초부터 중소형사업을 진행해왔지만 소형 LCD사업 특성을 제대로 이해못해 2년 동안은 고전했다”며 “이에 따라 올해 초 모바일디스플레이사업팀을 발족하고 각 조직에 분산돼 있던 중소형 관련 인력을 한데 모아 이곳에서 개발, 영업, 마케팅을 모두 전담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예전에는 한달이 소요됐던 고객요구 반영시간이 최근에는 일주일로 크게 단축됐으며 고객들의 평가도 크게 높아졌다. 제품개발도 착착 진행됐다. 일본의 소형 LCD업체들이 크기와 해상도 개선을 위해 IC를 유리기판에 심는 저온폴리(LTPS)에 초점을 맞춘반면 삼성전자는 기존 어모퍼스 공정을 이용하면서도 유리기판에 IC를 심을 수 있는 ASG(Amorphos Silicon Gate)기술을 개발했다. 가격은 LTPS에 비해 20% 저렴하면서도 성능은 거의 유사한 만큼 인기를 끌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IC, 백라이트 각각 2개가 필요했던 듀얼 LCD에 IC와 백라이트 사용을 각각 1개로 줄인 신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윤 전무는 “중소형분야 1위는 휴대폰뿐만 아니라 내비게이션, 소형TV, 게임기, 디지털카메라 디스플레이 전분야에서 좋은 실적을 내야 한다”며 “중소형 1위 자리를 두고 결국 샤프와 경쟁할 것으로 보이며 2006년에는 1위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포부를 밝혔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