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을 아직도 음성통화수단으로만 여긴다면 하루빨리 생각을 바꾸는 것이 좋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휴대폰을 통해서도 이미 미래 유비쿼터스 세상을 만들어갈 모바일 기술들이 실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휴대폰으로도 텔레매틱스, 원격제어, 위치추적서비스(LBS), 모바일 방송, 영상전화 등 첨단 서비스를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휴대폰은 또 쇼핑·결제·금융거래 등 이른바 ‘모바일 커머스’의 수단으로도 사용된다.
휴대폰에 차량항법(내비게이션) 키트를 장착해 사용하는 모바일 교통안내 서비스는 기존 내비게이션 서비스와는 달리 무선망과 위성 위치추적장치(GPS) 등을 통해 변화하는 교통상황을 실시간으로 수집, 분석하고 최적의 경로를 음성과 그래픽으로 제시하는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다. 특히 반경 500m내 주요시설의 위치와 전화번호, 주차가능 여부 등 간단한 정보도 단말기로 보여준다. 사고발생시 운전자가 버튼만 누르면 구급센터와 연결돼 견인차·구급차·경찰차 등이 자동으로 그 위치에 출동한다.
첨단건물로 널리 알려진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에는 이미 지난해 말부터 휴대폰을 이용한 무선원격제어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타워팰리스 입주자 1500가구는 휴대폰의 무선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해 에어컨 온도조절, 세탁기 작동, 가스밸브 상태 표시와 차단, 특정 콘센트 켜기·끄기를 할 수 있다.
휴대폰은 송금 등 인터넷뱅킹용으로도 사용된다. TV 광고에서처럼 휴대폰으로 버스나 지하철을 타거나 관련 가맹점에서 신용결제도 할 수 있다. 복잡한 통장번호 대신 휴대폰 번호만으로도 손쉽게 송금이나 결제할 수 있도록 해준다.
친구찾기 서비스도 인기있는 휴대폰 서비스 중 하나다. 휴대폰이 상대방의 위치는 물론이고 자신의 위치에서 상대방까지의 거리도 측정해 알려준다. 또 가족이나 친구, 애인 등의 휴대폰 번호를 자신의 휴대폰에 등록하면 15분마다 상대방의 위치를 단문메시지(SMS)로 전송해준다. 주변의 먹거리, 은행, 병원, 가맹점 등을 직접 표시해주기도 한다.
휴대폰 하나면 언제 어디서나 지상파 3사와 주요 유선방송도 볼 수 있다. 특히 휴대폰과 위성방송을 결합한 위성디지털미디어방송(DMB:Digital Media Broadcasting)을 통해 영상·음성·데이터 등 다양한 콘텐츠뿐만 아니라 무선인터넷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 박기한 부장은 “위성DMB는 휴대형 단말기를 통해 공간적 제약 없이 편리한 접속이 가능한 모바일 방송이며 ‘내손안의 TV’ ‘나만의 방송’ 개념의 개인형 매체이자 진정한 ‘기기융합(device convergence)’을 실현할 매체”라고 설명했다.
통신과 방송의 융합, 통신과 금융의 융합, 유무선 통합서비스 등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리고 이같은 융·복합화가 콘텐츠·컴퓨팅·커뮤니케이션의 디지털화와 상호연계로부터 시작해 수직, 수평적 산업으로 확장을 거쳐 궁극적으로 유비쿼터스 서비스 환경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유비쿼터스 모바일 서비스의 등장은 이동통신사업자들에게 새로운 시장기회를 제공한다.
최근 국내 최대의 이동통신사업자 SK텔레콤이 언제 어디서나 고객이 원하는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비쿼터스 서비스 제공자로의 변신을 선언한 것도 이 때문이다. 단순히 휴대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아니라 유무형의 모든 네트워크에 가치(value)를 실어 나르며 회사와 고객의 가치를 동시에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으로는 위성DMB로 이동통신망과 위성망을 연계, 소비자의 기호에 맞는 다채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통신과 금융이 복합된 모네타 서비스는 위치정보서비스(LBS)와 연계해 고객 인근의 가맹점에서 즉시 멤버십 할인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유무선 통합 포털인 ‘네이트’도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디바이스·인터페이스 등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종합포털로 변신한다.
SK텔레콤 한수용 상무는 “유비쿼터스 환경은 결국 무선통신환경 구축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SK텔레콤의 서비스와 역할이 중요하게 될 것”이라며 “SK텔레콤은 이같은 변화를 인식하고 장기 전략 변화를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KT도 국내 최대의 통신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을 최대한 활용해 유비쿼터스 전략을 짰다. KT는 ALL IP, 브로드밴드, 유무선통합, e포털 등 4대 분야를 중심으로 고객에게 맞춤화된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유비쿼터스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네트워크 진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
KT는 또 음성망(PSTN), 이동망(2G/3G), 데이터망에 관계없이 끊기지 않는 유무선 통합망도 확보할 방침이다. 이미 갖춰진 전국적인 음성망과 자회사인 KTF가 보유한 이동망, 미래 전략사업으로 추진중인 휴대인터넷 등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나, 어떤 기기를 이용하더라도 동등한 수준의 품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이용자들이 통신망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상황에서 휴대폰을 통해 이동통신망과 위성망이 연계되고 디바이스나 인터페이스 등에 상관없이 모든 정보가 자유롭게 흘러다니며 개인의 요구에 맞는 양방향 서비스가 제공되는 유비쿼터스 모바일 세상이 성큼 우리 곁에 다가왔다.
팀장 :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임동식기자 dslim@etnews.co.kr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기고: SK텔레콤의 유비쿼터스 전략 (SK텔레콤 표문수 사장)
유비쿼터스(ubiquitous)는 ‘어디에서나(everywhere)’라는 뜻을 가지는 라틴어 ‘유비크(ubique)’에서 파생된 말로 80년대 후반부터 사용자가 이용하기 쉽고 편리한 IT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도입된 새로운 개념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유비쿼터스 인프라 구축 및 서비스 제공을 통해, 고객들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다양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다. 이를 위해 EV DO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주문형비디오(VOD), 주문형음악(MOD), 영상전화, 멀티미디어 메시지, 인터넷, 방송 콘텐츠 제공 등 기존 데이터 서비스의 질적 고도화를 추구하고 있다.
특히 차량에 GPS를 결합해 각종 통신 및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텔레매틱스, IC칩을 휴대폰에 내장시켜 카드나 신분증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원스톱 결제 및 신분인증을 받을 수 있는 모네타 서비스 등 초기 형태의 유비쿼터스 서비스도 제공중이다.
더 나아가 SK텔레콤은 차세대 마케팅 프로젝트(NGM:Next Generation Marketing)로 대표되는 더욱 세밀한 고객관계관리(CRM)체계를 통해 고객의 상황에 맞는(contextual) 서비스 제공의 토대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고도화된 네트워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결합, 한단계 진화된 유비쿼터스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개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이용자의 특성에 맞춰 재해·사고·도난 등 각종 위험상황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콘시어지형 정보서비스(concierge type risk control service)를 계획하고 있으며 기업을 대상으로는 언제, 어디서나, 효율적이고 원활한 업무협조가 가능한 환경을 구축하는 이동형 의사결정 지원서비스(mobile decision support) 및 가상업무 협조 서비스(vritual collaborative design) 등을 준비중이다.
이렇듯 유비쿼터스 환경 아래서 SK텔레콤은 기존의 사람과 사람의 단순 음성통신서비스 중심의 ‘캐리어 모델’에서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간의 정보 커뮤니케이션 중심의 ‘사용자 모델’로 전환을 선언했다. 고객이 살아가는 어느 곳에나 존재하며 꼭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진정한 ‘유비쿼터스 서비스 제공자(ubiquitous service provider)’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