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에 만난 사람]삼성테스코 이승한 사장

 이승한 삼성테스코 사장(57)은 유통업계의 ‘이단아’로 불린다.

 상식을 무시한 경영기법과 마케팅으로 불과 4년 만에 홈플러스를 국내 대표 할인점의 반열에 올려놨다. 전세계 1000여개 테스코 매장 중 매출 상위 10개점에 홈플러스가 무려 5개점이나 포함돼 있다.

 “시장점유율이나 매출 만을 위해 홈플러스를 운영했다면 지금과 같은 성과를 올리지 못했습니다. 국내 유통산업에 기여하는 회사를 만들자며 새로운 서비스와 브랜드를 개발한 것이 주효했습니다.”

 이승한 사장은 전형적인 삼성맨이다. 제일모직을 시작으로 삼성물산 런던지점장, 그룹 신경영추진팀장 등 삼성에만 30년 넘게 몸담았다. 지난 99년 영국 테스크와 삼성의 합작을 주도하면서 홈플러스를 맡게 됐다. 이 때문에 이 사장은 전문 경영인이지만 스스로를 거리낌없이 ‘창업자’라고 부른다.

 “주변에서는 홈플러스를 할인점이라고 하지만 저는 ‘가치점’이라고 노상 이야기합니다. 고객에게 항상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설립목적이기 때문입니다. 창업자 마인드와 가치점이라는 컨셉트로 홈플러스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는 경영철학과 관련해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메기론’ 를 자주 인용한다. 연못에 메기 한마리를 풀어 놓으면 다른 물고기도 살기 위해 그만큼 바쁘게 움직이면서 연못이 자연스럽게 활기를 띤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당분간 홈플러스가 국내 유통산업 선진화를 위해 기꺼이 ‘메기’ 역할을 자처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