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남북경협 합의서 발효와 함께 개성공단이 ‘제조업 공동화’의 현실적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회장 김영수)는 현대아산과 공동으로 입주희망 신청서를 낸 기업 대표를 포함한 250여명의 중소기업 대표단을 이끌고 25일 육로를 통해 개성공단 현장을 방문한다.
이번 방문단은 개성공단 현장과 개성 신시가지 예정부지를 방문하고 개성공단 입주에 대한 사업성을 검토하게 된다. 아울러 북측 관계자들과 향후 중소기업 납북경협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협중앙회에 따르면 현재 개성공단 입주희망 의향서를 제출한 기업은 전기·전자 238개 업체를 포함한 1200여개사며 신청한 분양면적만 457만7000평에 달한다.
총 850만평의 개발부지 가운데 1단계 조성계획인 100만평, 약 300개 업체 수용계획의 4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 같은 개성공단 열기는 저임금, 각종 세제혜택, 지리적 입지조건과 함께 주5일 근무제, 고용허가제, 노사대립 등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는 국내 사업환경이 한몫하고 있다. 동남아나 중국과는 달리 언어·문화의 벽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이유다.
핵문제, 3통(통신, 통행, 통화)을 포함한 산업기반시설 등 대내외적인 위험요소를 감안하더라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또 개성공단은 주5일 근무제, 고용허가제에 대한 국내법 적용을 받지 않고 업계가 자율적으로 채용과 해고를 할 수 있다는 점도 기업들에는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자동차로 서울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개성공단은 예성강을 끼고 있어 중국, 동남아 등 수출입 물동량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 신의주 행정특구나 나진·선봉지구보다 경제적인 여건이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지난 98년부터 평양에 모니터공장을 세워 사업을 하고 있는 IMRI 관계자는 “기반시설이 갖춰지고 남북경협 합의서만 제대로 지켜진다면 개성공단은 기업들에 충분한 매력이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IMRI 역시 개성공단 입주희망 의향서를 제출했다.
기협중앙회 이성희 상무는 “저렴한 인건비와 근접성으로 개성공단에 대한 중소기업인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이번 방문을 계획하게 됐다”며 “이번 개성공단 방문이 개성공단에 입주하고자 하는 중소기업인들의 의사결정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