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초대석]손영권 애질런트 반도체사업부 사장

 손영권 전 오크테크놀로지 회장(48)이 지난 21일 미 애질런트테크놀로지스의 반도체사업부 사장으로 선임돼 세인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손 신임사장은 한국인으로는 드물게 16억달러에 달하는 애질런트의 반도체사업을 총괄해 네드 반홀트 회장을 직접 보좌하게 된다. 그는 오는 10월에 부임할 예정이다.

 손 사장이 미국기업의 본사 사장이 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전문업체 퀀텀에서는 아시아태평양본부(AP) 사장에 이어 본사 사업부 사장을 맡기도 했다.

 그와 미국의 인연은 인텔코리아 초대 지사장 때부터 시작됐다. 80년대 초 인텔이 한국에 처음 진출해 현지법인을 설립하도록 뿌리내리는 역할을 했고 이 공로로 샌타클래라 본사에 진출, 마케팅 이사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 5월에는 그가 이끌던 실리콘밸리의 반도체 벤처기업 오크테크놀로지를 성공적으로 조란과 인수합병시켜 세간의 이목을 다시 한번 집중시켰다.

 이같은 경력은 애질런트가 그를 반도체사업부 사장으로 선임하는 배경이 됐고 이제 그는 실리콘밸리에서도 내로라하는 ‘IT기업의 전문 경영인’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그가 이처럼 글로벌 IT기업 경영자로서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배경이 뭘까.

 인텔이나 퀀텀, 오크 등에서 그와 함께 일했던 임직원들은 그에 대해 “카리스마와 부드러움을 동시에 겸비한 덕장”이라고 칭송을 아끼지 않는다.

 또 실리콘밸리에서 그와 비즈니스를 했던 IT기업인들은 한결같이 “탁월한 비즈니스 감각과 통찰력의 소유자”라고 평가한다. 한마디로 지장과 덕장, 용장으로서의 자질을 겸비했다는 평가다.

 손 사장은 취임사에서 “애질런트는 앞선 기술력으로 명성을 갖고 있다”면서 “다함께 합심해 이 명성에 걸맞은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해 반도체사업을 강화하자”고 제언했다.

 애질런트에서 새로운 경영자의 길을 시작한 손영권 사장. 그와 애질런트 임직원들이 앞으로 어떤 새로운 로드맵을 만들어낼지 궁금해진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