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산업의 선진국으로 꼽히는 미국시장은 지속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철저한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체계를 구축, 이미 성숙기로 접어들었으며 디지털방송을 근간으로 한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신규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국내 SO들이 3000∼4000원짜리 저가형 상품판매에 의존해 가입자당월평균수신료(ARPU)가 매우 낮은 반면 미 시장에서는 케이블TV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ARPU는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표참조
이같은 현상은 MSO들이 90% 이상 망 업그레이드 작업을 완료하고 신속하게 디지털 전환작업에 착수해 디지털방송, 주문형비디오(VOD) 등을 킬러애플리케이션으로 적극 발굴한 데 따른 성과다.
미 1위 케이블TV 업체인 컴캐스트는 지난해 AT&T브로드밴드의 합병으로 가입자 2160만명을 보유하면서 전체 시장의 30%를 차지한 대형 MSO로 급성장했다.
이 회사의 핵심 전략은 기존 아날로그방송 사업과 병행해 특히 VOD를 디지털 가입자 증대 및 위성방송과의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카드로 적극 육성한 것이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700만가구에 VOD서비스가 가능하다.
또한 지난 80년대 VoIP시장, 무선통신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했다가 90년대 재정적인 어려움에 부딪치자 과감한 구조조정을 거쳐 케이블TV 및 프로그램 제작 및 판매에 역량을 집중한 것도 효율적이었다는 평가다.
타임워너케이블은 AOL타임워너그룹의 자회사로 현재 108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미 2위 케이블TV사업자다. 특히 이 회사는 인프라 측면에서 100% 전송망 업그레이드를 마치고 디지털 플랫폼 구축을 완료, 370만명의 디지털TV 가입자를 확보했다.
3위 기업인 차터커뮤니케이션스는 기존 아날로그 고객감소에 따라 충성도 높은 고객에 대한 서비스 강화와 함께 디지털전환을 통한 VOD, 게임 등 전략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이같은 업체들이 노력한 결과 아날로그방송과 비교할 때 케이블방송의 가입자 1인당 월 매출액이 16달러 가까이 증대됐다.
해외 선진사례를 집중 연구중인 MSO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최근 몇년간 MSO화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자 하는 노력이 전개되고 있으나 내용적인 측면에서 보완해야 할 것이 많다”며 “특히 가입자 확대뿐 아니라 가입자당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신규 부가 서비스 발굴 등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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