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현대아산 회장 사망 이후 3주일 만에 현대그룹 4개 회사의 시가총액이 5000억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고 정 회장의 지배 하에 있거나 지분관계가 남아있는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상선, 현대증권, 현대상사 등 4개 상장사의 시가총액이 정 회장 사망 당일인 지난 4일 1조620억원에서 지난 22일 현재 1조5700억원으로 급증했다.
개별회사 주가도 급등했다.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이 불거진 현대엘리베이터는 이 기간 동안 주가가 1만2350원에서 2만9100원으로 135.6%나 치솟았다. 현대상선도 지난 4일 2880원에 불과했던 주가가 5100원으로 77.1%나 급등했다.
현대증권과 현대상사도 비록 상승률은 엘레베이터와 상선에 비해 적었지만 각각 27.2%, 14.3%씩 올라 주가상승세를 함께 누렸다.
4개 계열사 중 최고의 주가상승률을 탄 현대엘리베이터는 시가총액 상승률에서도 단연 앞섰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시가총액은 지난 4일 690억원에 불과했지만 22일 현재 1630억원으로 늘어났다. 현대상선(2960억원→5230억원), 현대증권(6690억원→8520억원), 현대상사(280억원→320억원) 등도 모두 같은 기간 주가상승률과 비슷한 시가총액 상승률을 기록했다.
증시전문가들은 현대그룹의 이같은 주가급등과 시가총액 상승이 정 회장 사망 이후 독립경영 구도가 강화되고, 대북사업에 대한 투명성이 제고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상선에 대한 외국인의 매수세가 집중된 것도 기업 지배구조 문제에 민감한 외국인투자가들의 성향을 반영하고 있어서 긍정성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