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인사이츠가 최근 집계한 올 상반기 매출 순위에서 신생업체 ‘르네사스테크놀로지’가 3위로 올라서면서 세계 반도체시장에 일대 회오리를 몰고 왔다. 히타치와 미쓰비시의 사업부문이 합쳐져 만들어진 르네사스는 지난해에 비해 14%나 급성장, 2위 삼성전자를 바싹 따라잡았다. 반도체시장은 이제 인텔(비메모리 1위, 미국)-삼성전자(D램 1위, 한국)-르네사스(마이크로컨트롤러 1위, 일본)간 3강체제로 재정립됐다. 급부상한 르네사스의 수장인 나가사와 고이치 회장 겸 CEO(61·사진)로부터 e메일 인터뷰를 통해 르네사스의 전략을 들어보았다. 나가사와 CEO는 미쓰비시 전무와 반도체사업본부장을 거쳤으며 30여년간 반도체업무를 맡아온 전문가다.
―4월 첫발을 뗀 르네사스의 수장으로서의 포부는.
▲르네사스는 히타치와 미쓰비시의 반도체부문을 통합한 회사이니만큼 어려운 과정을 헤치고 여기까지 왔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일본에서 새 비즈니스모델을 실현시켰다. 또 회사이름 르네사스(Renaissance Semiconductor for Advanced Solutions)에서 알 수 있듯 일본 반도체의 부흥을 이끌 사명을 띠고 있다고 다짐한다. 세계 3위라는 규모보다는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사회의 조기 실현을 위해 전세계에 ‘인텔리전트 칩 솔루션’을 제공하는 존재를 만들고 싶다.
―르네사스가 종합반도체업체(IDM)의 강점을 살려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는데 특별히 파운드리(수탁가공생산)모델과 비교해 르네사스, 또는 IDM모델이 갖는 강점은.
▲단순한 IDM이 아닌 ITDM(Integrated Technology & Device Manufacturer)에 의한 △디바이스·프로세서·패키지를 묶는 통합 △고객요구에 맞춰 소프트웨어·툴 등을 포괄하는 토털솔루션 △전략적인 파트너십을 통한 타사 생산능력 활용 등 3개 요소를 들 수 있다.
―르네사스는 올해 300㎜ 웨이퍼 팹에 250억엔(2500억원)을 투자하며 첫해부터 흑자를 이루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통합에 따른 계획과 장점을 소개한다면.
▲올 투자금액 900억엔 중 250억엔은 300㎜ 팹인 트레센티테크놀로지에, 나머지는 거점별 고품질화 작업에 투자한다. 르네사스는 통합비용을 계상하고도 제품 라인업 확충, 개발가속 등 통합 시너지 효과를 통해 흑자를 낼 수 있다. 특히 모바일, 자동차, 디지털가전, 네트워크·PC 등 4개 분야에 주목하며 통합 결과 이들 분야의 토털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 다른 업체보다 유리하다. 통합이후 반도체 전문업체라는 프로의식이 강해졌고 스피디한 경영과 함께 두 업체간 통합은 내 자신이 놀랄 정도로 기술적 상호보완 관계를 가져왔다.
―르네사스는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시대를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략이 있다면.
▲기업 슬로건인 ‘당신이 상상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Everywhere you imagine)’에서 알 수 있듯 끊임없는 기술혁신을 통해 전세계에 인텔리전트 칩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한대의 자동차에 100개 이상의 마이크로컨트롤러가 사용된다. 르네사스의 반도체는 인간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생활을 보다 편리하게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르네사스는 향후 분야별 반도체를 상호 융합할 것이며 이는 유비쿼터스 네트워크 사회를 구현하는 솔루션의 핵심에 서게 될 것이다. 또 디지털가전과 일상 전자기기의 경우 한정된 공간 안에 실행성능이 우수한 칩을 내장시켜야 한다. 르네사스는 이들 최종제품의 용도를 고려한 솔루션을 ITDM을 통해 제공할 수 있다.
―향후 반도체시장을 전망한다면.
▲예전 호황기처럼 두자릿수 이상의 급성장을 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래도 반도체는 성장시장임에 틀림없다. 특히 앞서 지적한 4개 중점분야는 강한 성장세를 보일 것이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