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전국 35개 전자상거래지원센터(ECRC)의 기능축소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ECRC 관련사업 예산이 올해보다 40%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e비즈니스 활성화와 전자상거래의 지역간 균형발전을 위해 벌여온 ECRC 사업이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25일 관련부처에 따르면 기획예산처는 2004년도 ECRC 예산을 올해보다 40%나 축소된 30억원으로 편성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예산축소는 특히 올해 예산 50억원이 5월부터 12월까지 8개월 동안 집행되는 것인데 반해 내년도 예산의 집행기간은 1년이라는 점에서 실제로는 60%나 줄어든 것이다.
예산삭감은 ECRC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가장 큰 요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기획예산처의 관계자는 “국가과학기술위원회의 평가결과 ECRC 사업성과가 매우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산업자원부는 축소된 예산을 바탕으로 우수 ECRC를 선택적으로 지원하고 일부는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예산당국의 이같은 조치는 참여정부의 국정과제인 ‘지역균형발전’ 시책에 반하는 것이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더욱이 ECRC의 주무부처인 산자부가 올들어 정부시책에 맞춰 ECRC를 통한 지역 e비즈니스 활성화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는 시점에 결정된 것이어서 일부 사업은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산자부는 올해 한국전자거래진흥원과 함께 ‘지역 ECRC 운영협의회’ ‘지역 e비즈니스 종합안내센터’ ‘지역 ECRC 컨설팅 자문단’ 등의 사업에 나섰으며 지역 e비즈니스 엑스포 개최를 추진해 왔다. 또 최근에는 물류대란과 관련 지역 ECRC에 공차로 되돌아가는 지방화물차에 화물을 운송할 수 있게 알선하는 ‘지방차 용차 주선서비스’를 실시하도록 했다.
산자부의 한 관계자는 “ECRC가 지역 경제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올해부터 다각도의 사업계획을 수립해 추진토록 했으며 이에 맞춰 내년도 예산을 80억원으로 늘려 신청했으나 오히려 크게 감소했다”며 매우 당혹해 했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당초 신청한 액수를 받기는 힘들겠지만 최대한 늘리기 위해 예산처를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ECRC는 산자부 산업기술기반조성사업의 일환으로 97년에 설립된 전문기관으로 지역 e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해 교육사업·컨설팅·기술지원·거래알선·지역특화사업 등을 수행해왔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지역 e비즌 활성화 `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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