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간 수천억원이 투자된 나노기술의 현재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이공계 살리기, 정부의 차세대 성장엔진 발굴 등 국가의 차세대 기술전략에 적극 나서온 이희국 LG전자기술연구소 사장이 이번엔 나노산업 육성에 발벗고 나섰다.
올해 처음으로 개최되는 제1회 국제나노기술 심포지엄 및 전시회(나노코리아 2003)의 대회 이사장을 맡았다. 이 사장은 2년 전부터 행사를 기획, NT분야 연구동향과 산업화 전망을 조명해 한국을 대표하는 전시, 심포지엄 통합 행사를 추진해 왔다.
“미국과 일본, 유럽도 국가 주도로 나노산업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그들처럼 대규모 투자를 하지는 못하지만 국가 연구개발(R&D) 비용 5조원 중 매년 1000억∼2000억원을 지원해 왔습니다. 짧은 시간내 대단한 액수를 투입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동안 산학연이 산발적으로 연구했기 때문에 시너지를 일으킬 만한 행사가 없던 것도 사실입니다.”
한국의 나노산업과 기술은 일본과 미국의 25% 수준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D램과 디스플레이가 소자업체를 중심으로 성장한 것과 달리 나노는 장비재료 중심으로 커갈 조짐을 보이고 있어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도 아직 국책연구 단계이며 나노기술이 연구실의 단계를 넘어 산업으로 일어나려면 좀더 시간이 필요합니다. 한국은 나노 파우더와 장비산업 중심으로 가능성 있는 업체들이 생겨나고 있어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은 한국 나노산업이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지만 이제 국제적인 행사를 통해 무엇인가를 보여줄 때도 됐다는 것이 이 사장의 생각이다.
이 사장은 “이번 대회는 한국에서 일어나고 나노산업의 현황을 볼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산학연이 관심을 갖고 올 2월 일본에서 개최된 국제 나노행사에 비견할 만한 행사로 육성한다면 한국의 나노기술이 세계로 알려지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올해 처음 개최되는 이 행사는 국제대회가 되기엔 아쉬운 점도 많다.
“올 초 대회추진 과정에서 해외 석학들을 초대하려 했으나 사스(SARS), 북핵문제 등 외부문제로 인해 방한을 꺼리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처음이니 만큼 국내 행사로 치르고 내년부터 명실상부한 국제대회로 발돋움할 계획입니다.”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