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하남산단 9번도로 중간에 위치한 에이지광학(대표 김동식 http://www.agok.co.kr)은 휴가철인 요즘도 24시간 쉬지 않고 가동되고 있다.
‘A.G.O’라는 회사 간판이 크게 나붙은 건물 1층 가공 및 성형실에서는 10여명의 오퍼레이터가 밤낮으로 장비를 조작하고 살피느라 불을 환히 밝히고 있다.
이 회사 부설 광기술연구소 박금석 소장(39)은 “요즘 같은 불황에 공장을 놀리지 않고 부지런히 돌릴 수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을 느낀다”며 “40여명의 직원 가슴속에는 ‘세계 초일류 영상광학 비구면렌즈 전문기업’을 이뤄내고야 말겠다는 의욕과 자신감이 가득 차 있다”고 말했다.
에이지광학은 지난 2000년 6월 삼성전자 메카트로닉스사업부 정밀광학그룹의 인원 및 기술 지원과 한국산업은행의 자금 지원으로 설립됐다. 이후 2년여 만인 지난해부터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비구면 글라스 렌즈를 대량생산하는 기업으로 확고한 위치를 다졌다. 특히 이 회사는 국내 최초로 유리에 열을 가해 렌즈를 성형하는 글라스 몰딩 프레스(GMP:Glass Molding Press)기법을 도입하고 성형 및 코팅공정의 완전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 이 분야의 선도기업인 일본 호야·마쓰시타·올림퍼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에이지광학이 주력생산하는 비구면렌즈 제품은 레이저 프린트용 콜리메이터 렌즈와 디지털카메라용 줌렌즈, 가상현실게임기용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 렌즈다. 비구면 렌즈는 기존 플라스틱 및 구면 글라스 렌즈에 비해 렌즈의 초점이 잘 맞지 않는 현상인 구면수차를 크게 향상시킨 첨단 광학제품으로 꼽힌다.
구면렌즈의 경우 구면수차를 없애려면 렌즈의 반경을 조정하거나 여러 개의 렌즈를 조합해야 하지만 비구면렌즈는 렌즈 하나만 사용해도 여러 개의 구면렌즈를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어 광학부품의 경량·소형화가 가능하고 비용절감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박 소장은 “이런 제품들은 삼성전자와 삼성테크윈 등 국내 대기업에 납품하고 있으며 일본 기업에 비해 3∼4년 늦게 시작했지만 지금은 가격과 기술력에서 동등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영상광학의 종주국인 일본에 역수출하고 대만 등 해외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에이지광학은 현행 휴대폰 카메라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렌즈를 대체할 비구면 렌즈를 개발해 내년 초 선보일 예정이다. 이 제품이 상용화될 경우 휴대폰 카메라도 1MB 이상의 고용량·고해상도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이 회사 개발진의 기대감이다.
이와 함께 내년부터 오는 2006년까지 지속적으로 비구면 글라스 렌즈용 초정밀 몰드금형을 비롯해 광학정밀 렌즈 제조용 광학유리 소재 개발에도 연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이 같은 신제품 출시에 박차를 가해 올 매출액을 지난해의 4배 규모인 40여억원으로, 내년에는 60억∼80억원으로 늘리고 오는 2005년 코스닥에 진출해 국내외에서 명실상부한 영상광학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인터뷰-에이지광학 김동식 사장
“‘인화와 신의, 프로정신’이라는 사훈에 걸맞고 다양한 고객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품질경영과 기술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또 현재의 디지털부품 중심에서 광통신부품으로 전환해 부가가치를 창출해나갈 계획입니다.”
에이지광학 김동식 사장(45)은 “광학장비의 눈부신 발전 추세에 따라 비구면렌즈의 고성능화·소형화·경량화 등이 요구되고 있다”며 “이런 흐름을 따라잡기 위해 전직원과 함께 신기술 및 신제품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에이지광학의 장점으로 오랜 경륜을 지닌 전문금형인력과 세라믹·화학·금속·기계 등을 전공한 우수기술력을 꼽았다. 또 외국인과 장애인에게도 정상인과 똑같은 급여와 대우를 해주는 경영전략도 소개했다.
그는 “비구면렌즈는 뛰어난 광학 성능을 지녀 군사용뿐만 아니라 디지털·의료·광통신기기용 등으로 갈수록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며 “에이지광학을 국내는 물론 세계 영상광학산업을 주도할 기업으로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