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조명 시니어](11)아이티 김호건 팀장

 대전에 위치한 통신장비업체 아이티(대표 공비호)의 김호건 하드웨어개발팀장(39)은 차세대 광통신장비의 하나인 다중서비스지원플랫폼(MSPP) 장비개발 완료를 앞두고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MSPP는 기존 비동기식 신호와 이더넷 신호 등을 동시에 수용하여 동기식 신호로 다중화하는 차세대 장비여서 장비업체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이 시장을 겨냥, 김 팀장은 지난해 초부터 개발에 들어가 최근 MSPP 가입자 장비에 해당하는 RT(Remote Terminal) 개발을 완료하고 현재 KT가 구축한 MSPP 시험망을 통해 현장검증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차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장비를 개발하다보니 어려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다행히 장비개발을 마치고 KT 시험망에서도 별 탈없이 운용되고 있어 한숨 돌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김 팀장의 임무는 끝나지 않았다. MSPP 핵심장비에 해당하는 COT(Central Office Terminal) 개발작업이 남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팀장은 “한정된 인력과 자원 속에서 진행하다보니 결코 쉽지만은 않지만 MSPP의 완벽한 국산화를 이루기 위해 동료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00년 아이티에 합류한 김 팀장은 그전에 12년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광통신연구부에 몸담았던 연구원 출신이다. 당시 주로 전송장비 분야에서 활동했던 김 팀장은 10년이 넘는 ETRI 생활을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했던 시간’으로 요약한다.

 김 팀장은 “ETRI의 특성상 여러 업체 연구원들이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성 사업에 자주 참여하다보니 다른 업체 개발자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막연히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것에 흥미를 느껴 선택한 개발자 생활에 만족하면서 국가 기간통신망을 움직이는 장비를 개발한다는 측면에서 사명감도 갖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김 팀장은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딸이 “아빠는 뭘 만들어요”라고 물어보면 “인터넷을 가능하게 해주는 장비를 만든다”고 대답해준다.

 인터뷰를 마친 22일, 남들이 퇴근을 서두르는 금요일임에도 또다시 밤 늦게까지 연구실을 지킨 김 팀장 그에게서 ‘인터넷 강국, 한국’의 새로운 미래를 기대해본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