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IEEE802.11b 표준을 따르는 11Mbps급 무선랜 장비를 대체할 11a 및 11g 장비들이 지난달 이후 잇따라 출시되면서 54Mbps급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실제 본격적인 시장확대에 대한 전망이 국내외 장비업체간 상호 엇갈리고 있다.
이같은 관측은 아직까지 802.11a 표준사용 주파수(5㎓대)에 대한 정책결정의 향배나 최대 기간통신사업자인 KT의 움직임, 보수적인 기업시장의 동향 등에 따른 것으로 국산업체와 외산업체간 입장이 크게 대조돼 주목된다.
국산업체인 아이피원(대표 박균환)·엠엠씨테크놀로지(대표 홍승억) 등은 조기확산론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이피원의 한 관계자는 “KT 등 대형서비스사업자가 54Mbps 도입을 검토하고는 있으나 아직 초기 검토단계이며, 현재까지는 11b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언젠가는 54Mbps가 대세로 자리매김하겠지만 보안성 및 안정성을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는 내년께나 돼야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반해 어바이어코리아(대표 디네시 말카니)·한국쓰리콤(대표 최호원)·넷기어코리아(대표 김진겸) 등 다국적기업들은 4분기부터 54Mbps급 장비가 시장의 대세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6월 이후 11a와 11g 표준을 수용한 제품들을 잇따라 쏟아낸 이들 업체는 최근 기업들의 움직임이 54Mbps로 돌았다고 보고 국내시장 공략에 여념이 없다.
어바이어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국내시장은 기업들의 업그레이드 요구가 기대한 것보다 강하고 첨단 유행에 민감한 특성을 갖고 있다”며 “최근 기업시장을 중심으로 11Mbps급 장비대체 수요보다는 무선랜 도입을 검토하거나 54Mbps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 업체는 특히 보험사·유통회사를 비롯해 대용량 데이터 전송 능력을 필요로 하는 기업고객들이 54Mbps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고 이미 애플리케이션 확보, 유통채널 정비, 각종 이벤트 개최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업체는 국산업체들과는 달리 올해 4분기부터 당장 54Mbps가 대세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의 한 전문가는 “앞으로의 54Mbps급 장비가 대세라는 것은 이미 명약관화한 일”이라면서 활성화 시점에 대해서는 “54Mbps급 장비가 대세라고 하는 기업들은 이미 제품을 내놓은 업체가 중심이고, 그렇지 않다고 주장하는 업체들은 아직 제품을 내놓지 않은 업체들인 만큼 그보다는 기업고객들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근태기자 runr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