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전자유통 지도 바뀐다]대구권(1)-U대회 특수에 `디지털 달구벌` 들썩

 대구시 북구 산격동에 위치한 전자관은 불과 4년 만에 대구지역의 대표적인 전자전문상가로 발돋움하고 있다.

 지난 99년에 준공, 가전 및 컴퓨터 대리점과 대형할인점 내 가전매장에 비해 저렴한 가격과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다는 점을 최대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개관 초기 홍보 부족으로 지역에서 전문상가로서의 인지도가 낮은 편이었지만 지난해부터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홍보활동을 펴 최근에는 하루 1000명에 가까운 고객이 매장을 찾고 있고 입점률도 95%를 웃돌 정도다.

 연면적 2만1390평에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의 전자관은 1400여대의 주차시설과 1011개의 점포를 자랑하는 단일 상가로서는 전국 최대 규모의 백화점식 전자전문상가다. 점포 가운데 1층은 가전과 OA·귀금속, 2층은 정보통신 및 악기류, 3층은 컴퓨터 및 관련 기기를 판매하고 있으며 가전과 컴퓨터 분야의 매장만 총 300여개에 이른다.

 전자관이 영남지역을 대표하는 전자전문유통상권으로서의 가능성은 충분히 지니고 있다. 가전 및 정보통신 관련 품목이 다양할 뿐 아니라 주차가 쉽고 쾌적한 쇼핑환경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매장안은 오픈식 백화점형과 개인점포라는 재래시장 형태의 장점을 모두 갖춰 소비자가 한 곳에서 여러 매장의 가격 비교를 통해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또 경부고속도로 북대구IC와 공항·동대구역이 10분 거리에 인접해 대구를 비롯한 경북지역 소비자들을 유인할 수 있는 유리한 입지여건을 구비하고 있다.

 전자전문상가로서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입점률도 높아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자관 내에 드문드문 비어 있는 매장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지만 올해는 거의 100% 입점 상태며 1층 가전매장의 경우 입주 대기수요까지 발생하고 있다.

 박판수 전자관 사업협동조합 홍보팀장은 “최근 들어 매장을 빠져나간 업체가 재입주를 신청하는 사례가 많다”며 “이는 외부 매장에 비해 관리가 편리하고 전자관에 대한 인지도가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전자관 매출이 올들어 월평균 1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어 평년작은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최근 전자관도 급증하고 있는 온라인 유통시장에 상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통한 공격적인 마케팅과 고객입장의 쇼핑환경을 만들기 위한 대대적인 매장 재배치작업을 벌이고 있다.

 우선 집객력을 높여 매출로 연결시킬 수 있는 이벤트가 올들어 눈에 띄게 늘었다. 이들 이벤트는 고객을 끌어모은다는 단순 행사에서 벗어나 고객과 함께 할 수 있는 축제 분위기를 연출해 자연스럽게 매출로 이어지게 한다는 전략이다.

 행사 규모도 기존 상우회 중심으로 이뤄지던 소규모 행사를 자제하고 올해는 전자관협동조합이 각 상우회와 함께 준비하는 대규모 행사로 꾸며지고 있다.

 올 하반기 이벤트로는 이달 초 젊은 고객층 확보를 위해 ‘별이 빛나는 밤에’ 공개방송을 유치한 데 이어 오는 9월 말에는 열흘간 자동차 경품을 내건 전자관 혼수대잔치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는 전자관 개관 이래 처음으로 프로게이머들을 초청한 가운데 게임대회도 열기로 했다. 행사를 위해 전자관협동조합은 총 6000여만원의 홍보비를 투입할 예정이다.

 미래 소비자 확보와 집객력을 높이기 위한 사업의 하나로 전자관은 또 건물 옥상에 복합영화관 유치를 추진하는 한편 상설게임전시장을 만드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전자관이 최근 심혈을 기울이는 또다른 사업은 전자관 내 매장을 소비자의 쇼핑 동선에 맞춰 재배치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그동안 매장 점주가 임의로 제품을 전시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가장 합리적으로 쇼핑을 즐길 수 있는 형태로 매장을 재구성하는 것을 말한다. 전자제품을 세분화해 제품에 따라 매장을 새롭게 개편함으로써 전자관을 방문하는 소비자가 손쉽게 제품을 찾아 원하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세부계획을 보면 매장 정문에서부터 귀금속·소형가전·종합가전·수입가전 및 대형가전으로 원을 그리듯 제품을 전시해 소비자들에게 매장의 탁 트인 시야를 제공하고 구매할 제품이 밀집한 매장을 바로 찾아갈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김태길 전자관협동조합 이사장은 “이 같은 매장 구성을 위해 현재 각 매장주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하고 있는데 대다수 점주가 계획에 공감하고 있다”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는 지금보다 훨씬 깔끔하고 편리한 쇼핑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즘 전자관에는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로 하루 평균 200여명의 외국인 선수단과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다. 이번 대회로 특수를 누리고 있는 품목은 주로 디지털카메라와 MP3플레이어 등 소형가전 분야.

 한편 전자관의 점주들은 이번 유니버시아드대회를 계기로 전자관이 일반인들에게 지역에서 전자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가장 편리한 곳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