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리튬계 2차전지 업계의 양대산맥인 LG화학(대표 노기호)과 삼성SDI(대표 김순택) 사이에 생산력 국내 1위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증설경쟁이 꼬리를 물고 있다.
대외적으로 이들 두 기업은 주 수요처인 휴대폰을 주축으로 모바일기기 수요가 하반기에 들면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세계 최강인 일본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양산을 통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그 내면에는 그동안 LG와 삼성이 다양한 사업부문에서 경쟁을 펼쳐온 것과 마찬가지로 2차전지 사업부문에서도 같은 양상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LG화학은 국내 최초로 양산에 돌입하고서도 생산규모에서 삼성SDI에 뒤처진 행보를 보여왔지만 올해말까지 691억원의 자금을 투입, 생산능력을 1800만셀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럴 경우 LG화학의 올해말 생산능력은 현재 삼성SDI가 확보하고 있는 1410만셀 규모보다 400만셀 가까이 많게 된다.
홍순용 상무는 “최근 등 해외 매출이 점차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생산능력의 확대가 절실했다”며 “이번 증설로 내년부터는 세계 3위의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삼성SDI는 3월말 1080억원의 자금을 투입해 이전 720만셀에서 1410만셀로 2차전지 생산능력을 배가시킨 바 있다.
이 회사는 또 올해말까지 추가적인 증설을 통해 1800만셀의 2차전지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며 2005년까지 세계 시장의 22%를 차지해 2위로 도약할 방침이다.
현재 세계 2위인 소니가 2500만셀 가량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는 점으로 고려할 때 세계 2위로 도약하기 위해서 이 회사는 내년과 2005년에 걸쳐 적어도 1000만셀 가량의 설비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증설을 계획중인 2차전지 제품군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휴대폰 경기가 빠르게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각형 리튬이온전지와 리튬이온 폴리머전지에 증설의 초점이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들 두 업체의 증설에 대해 업계의 관계자들은 “정부가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선정할 만큼 2차전지 산업의 성장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LG화학과 삼성SDI가 경쟁을 통해 국내 2차전지 산업을 한층 강화시키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경쟁이 선의의 수준을 뛰어넘지 않아야만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지환기자 daeba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