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전환을 토대로 한 신규 방송·통신 융합서비스 진출을 위해 대기업 및 외국자본의 출자제한 완화는 필수적입니다. 정부가 신규 투자자본 확대를 위해 전향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할 때입니다.”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이 제2의 도약기를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최근 수년간 중계유선방송사업자(RO)의 SO전환책 등에 힘입어 사업자간 통합작업 등이 어느 정도 진전됐으나 시장활성화를 위해 여전히 법·제도적인 걸림돌이 많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방송법 개정안이 발표되면서 SO업계는 대기업 및 외국자본 출자제한 규정을 현행대로 유지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방송위의 개정안에 따르면 종합유선방송사업자에 대한 대기업과 외국자본의 출자제한 규정이 현행 33%선을 유지하고 있다.
방송계 안팎에서는 이번 법개정에서 대기업 출자제한이 폐지되고 외국자본 출자범위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개정 방송법 초안에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에 대한 외국자본 출자범위가 기존 33%에서 49%로 확대됐으나 최종개정안에서 현행대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SO업계는 통신사업자에게 49%까지 외국자본 진입을 허용하고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디지털 전환 등으로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SO에 외국자본 진입을 33%로 제한하는 것은 불공평하다면서 통신사업자 수준에 맞추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행 33% 조건으로는 외국자본 투자를 유치할 유인력이 약할 뿐더러 단기간의 자본이익만을 노리는 금융계 투자자만을 끌어들이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방송계의 한 전문가는 “이번 방송법 개정안에서 방송위가 현명한 선택을 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공익성 등의 논리에 밀렸다”며 “여전히 영세한 SO사업자에 대한 대기업 및 외국자본 유입에 대해 방송위가 불필요할 정도로 민감한 반응으로 일관해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 SO에 대한 자금지원 창구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다수다. 올해 방송위는 디지털방송 전환사업 지원을 위해 지역지상파방송사에 100억원, PP에 70억원의 자금을 지원한다고 발표했으나 SO는 제외됐다.
방송위는 매년 SO를 대상으로 방송발전기금 융자 공고를 내고 있으나 실질적으로 SO들은 이자율 등 융자조건이 까다로워 신청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측은 지난해만 해도 이 기금을 신청해 지원받은 SO는 단 한 곳도 없었다고 밝혔다.
협회는 올들어 방송발전기금의 현실적인 운용을 위해 현재 설립 추진중인 케이블랩스에 150억원의 기금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SO의 한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SO는 디지털 전환 등을 위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지만 법적으로 출자제한 등에 묶여 자금유입이 어려운데다 정부 자금지원도 현실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가 이같은 현실을 개선해 케이블TV산업 활성화의 기폭제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유경기자 yuky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