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미디어의 황제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뉴스코퍼레이션그룹의 스타TV가 위성방송사업자인 스카이라이프에 지분을 참여하는 방식으로 국내 방송시장 재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타TV가 최근 국내 유일의 위성방송사업자인 스카이라이프에 투자 제안서를 보내옴에 따라 두 회사는 9월중 양해각서(MOU) 체결을 목표로 세부 투자조건을 협상중이다.
스타TV의 스카이라이프 투자규모는 1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루퍼트 머독이 지난 98년 한국 위성방송 시장 진출을 위해 데이콤과 MOU를 체결할 당시 150억원의 8배에 이르는 대규모로, 협상이 순조로울 경우 KT·KBS에 이어 스카이라이프의 3대 주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번 지분투자가 성사되면 사실상 국내 방송 플랫폼 시장엔 처음으로 외국 방송사가 진출하게 돼 국내 방송산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스카이라이프의 한 관계자는 외자유치와 관련, “현재 스타TV뿐만 아니라 AIG 등과도 투자조건을 협상중인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확정된 사항은 아무것도 없다”면서도 “금융회사인 AIG와 달리 스타TV는 단순투자 이상의 목적을 갖고 있어 아주 적극적”이라고 밝혔다.
스타TV의 모회사인 뉴스코퍼레이션은 전세계 위상방송의 네트워크화와 전세계 미디어 시장 장악을 꾀하면서 아직 진출하지 못한 한국시장에 미련을 갖고 있다.
따라서 거대 미디어재벌의 문화적 침탈로 보는 국내 방송계의 여론과 KT를 비롯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KBS·MBC·SBS 등 스카이라이프 대주주의 승인을 얻어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해 계약 체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반면 머독의 자본이 국내에 유입된다 하더라도 지상파방송사를 비롯한 국내 언론에 미치는 파장은 미미할 뿐 아니라 지상파방송사에 비해 상대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료방송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정용준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스카이라이프와 스타TV 간의 외자유치 협상은 조건이 중요하다. 예전 데이콤이 외자유치하려던 때와는 달리 자본유치가 시급한 스카이라이프로서는 불리한 입장일 수밖에 없다”며 “외자유치가 성공한다면 스카이라이프의 해외 보급망 확보와 국내 프로그램의 해외진출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국내 여론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