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와 시장은 `異夢`

지수, 차별성 없거나 너무 복잡해

 ‘코스닥 M300 지수란 무엇인가, 가령 CJ엔터테인먼트는 코스닥 어느 업종지수에 포함되는가.’

 일반 투자자는 물론, 증권업계 종사자나 유관기관 관계자도 이 질문에 정확히 답변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는 현재 각종 주식지수가 매일 80여개 가까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들이 시장현황이나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증권시장은 전체 시황, 기업규모별, 업종별 등으로 구분하여 각각 38개와 41개씩 지수를 매일 산출·발표하고 있다. 두 기관은 또 나름대로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토대로 투자판단에 도움을 주기 위한 다양한 지수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지수들에 대한 수요자(투자자)들의 실제 활용 수준을 단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일부에서는 이들 지수 내용이 지극히 ‘공급자 중심의 사고’에 치우쳐 활용도가 매우 미미하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80여 지수 가운데 널리 알려져 투자자들의 투자지표로 활용되고 있는 것은 거래소종합주가지수, 코스닥종합지수, 코스피200, 코스닥 50 정도다. 그나마 업종별로는 미국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처럼 폭넓게 활용되는 지수를 찾아보기 어렵다. 또 어떤 회사가 어느 업종에 속해 있는지에 대해서도 일반인이 접근하기에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단 3개 종목만으로 구성된 지수도 있고 거의 동일한 내용의 지수가 한개 시장내에서 매일 똑같이 발표되기도 한다.

 증권거래소의 경우 종합지수 이외에 시가총액 기준으로 코스피200, 100, 50지수 등을 산출하고 있다. 업종별로는 전기전자, 통신업 등 24개 지수가 있다. 코스피 200내 종목의 경우 다시 제조업, 전기통신업 지수 등 5개로 나눠 지수를 산출한다. 또 시가총액 기준으로 대형, 중형, 소형주 지수를 생산하면서 자본금 규모에 따른 대, 중, 소형주 지수도 별도로 산출되고 있다. 85개 IT기업을 근거로 산출한 코스피IT지수도 만들고 있다.

 하지만 문제점도 지적된다. 예컨대 통신업종지수는 단 3개의 종목만이 편입돼 있다. 전기가스, 의료정밀, 코스피200 전기통신지수 등도 10개 미만의 종목만이 들어있다. 시가총액 상위 100종목을 근거로한 대형주지수와 코스피 100지수는 거의 동일한 개념으로 차별성이 떨어진다.

 코스닥증권시장도 코스닥종합지수 외에 코스닥50, IT종합지수, 코스닥IT 50지수, 벤처지수, IT벤처지수 등 다양한 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여기에 시가총액 순으로 코스닥100지수와 시가총액 101위∼400위까지를 넣어 만든 코스닥M300지수가 있다. 나머지 종목들을 묶어 코스닥 스몰지수도 만들고 있다. 업종별 지수는 더 복잡하다. 9개 대분류에 따른 업종별 지수가 있고 이 가운데 통신방송서비스와 IT소프트웨어·서비스지수, IT하드웨어지수, 제조업지수는 다시 23개의 중분류에 따른 하위지수를 갖고 있다. 앞서 언급한 연예기획 전문 CJ엔터테인먼트의 경우는 카지노와 레저 전문인 파라다이스 등과 함께 기타서비스지수에 포함된다. 이처럼 어느종목이 어떤 업종지수에 포함되는지는 명확하지 않거나 현실과 동떨어진 경우가 적지 않다.

 한 증권사 투자공학팀 관계자는 “기준일과 편입종목만 갖추게 되면 새 지수를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며 “지수 개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에 대해 투자자들이 얼마나 공감하느냐와, 실제 활용도”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증권시장 이외에 각 증권사나 언론사에서 독자적으로 만드는 지수들도 있다. 거래소와 코스닥시장 발표와는 별도로 산출되는 이런 지수는 대략 50여개로 추산된다. 이밖에 한시적으로 증시 테마를 쫓아 주5일테마지수, 복권 테마지수 등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