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시아드 2003이 달구벌을 달구고 있는 요즘 PC게임에서부터 온라인게임, 테이블 보드게임에 이르기까지 각종 게임을 소재로 한 국제대회들도 잇따라 개최돼 전세계 젊은이들의 가슴을 뜨겁게 하고 있다. 전세계 게임 인구가 확대되면서 세계인을 대상으로 한 게임대회가 이른바 ‘e스포츠’로 각광받으며 봇물을 이루고 있는 것. 특히 그동안 외산게임 일색이던 국제 게임대회에 최근들어 국산게임을 소재로 한 대회도 개최돼 주목된다.
◇국제 게임대회 ‘봇물’=총상금 규모가 4억원에 달하는 게임대회에서부터 PC 등 각종 경품이 주어지는 크고 작은 국제 게임대회가 쏟아지고 있다. 한국에서 개최되는 월드사이버게임즈(WCG)는 전세계 55개국이 참여하는 전세계 최대 규모로 상금만도 4억원에 달한다. 프랑스에서 열리는 ‘ESWC’ ‘랜클릭아데나’와 미국에서 열리는 ‘CPL’ 등도 참여국 수가 20∼30개에 이르는 국제 게임대회로 명성을 자랑하고 있다.
지난 23일에는 세계적인 게임업체 유비소프트가 화제 PC게임 ‘레인보식스3:레이븐쉴드’를 종목으로 한 아태지역 국제 게임대회를 홍콩에서 개최해 관심을 모았다.
일본 게임업체 캡콤은 테이블 보드게임인 ‘카탄’을 소재로 한 국제 게임대회를 3년째 개최해오고 있다. 카탄 국내 유통사인 코코캡콤(대표 전명옥)은 올해 처음으로 한국대표를 선발, 오는 10월 독일에서 열리는 본선대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국제게임대회 왜 각광받나=게임대회는 일단 게임업체들에 게임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프로모션 전략이 된다. 특히 글로벌 전략을 구사하면서 전세계에 게임을 공급하는 업체들은 국제 게임대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함으로써 사용자의 충성도를 높이고 마케팅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게임이 전세계 젊은 문화를 대변하는 일종의 코드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게임대회는 제조업체 마케팅 수단으로도 톡톡히 역할을 하고 있다. IBM과 같은 PC 제조업체, 엔비디아 등 그래픽 제조업체, AMD 등 반도체업체들은 게임대회 스폰서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WCG의 전세계 스폰서로 나서면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목되는 점은 육상·수영·축구 등 오프라인 스포츠들처럼 게임도 e스포츠로서 성장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점.
WCG를 주관하고 있는 ICM 정흥섭 사장은 “국제 게임대회는 기업의 단순 마케팅 수단을 넘어서서 대회 그 자체가 전세계 축제로 성장할 것”이라며 “권위가 쌓인 게임대회의 경우 올림픽이나 월드컵처럼 각 나라 유치전도 치열하게 펼쳐질 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
◇국산게임도 국제대회 종목으로=‘스타크래프트’나 ‘카운트스트라이크’ 등은 게임개발사가 나서지 않아도 높은 인기 때문에 자연 발생적으로 국제 게임대회의 종목에 편입된다. 그러나 국산게임을 소재로 한 게임대회는 아직 개발사나 유통사가 프로모션을 위해 개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국제대회를 열려면 여러 국가에서 즐기는 유저가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세계 각국에 국산게임 유저가 많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온라인게임업체 리자드인터랙티브(대표 이상욱)는 자체 개발한 온라인게임 ‘크로노스’를 종목으로 한 ‘크로노스 세계결전 이벤트(CWC)’를 지난 7월 개최했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중국·일본·대만 등 4개국 2만여명의 게이머가 참여했다.
이상욱 사장은 “아시아시장을 출발점으로 CWC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국제대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업체 하이윈(대표 허종도)도 오는 30, 31일 양일간 온라인게임 ‘천상비’ 한일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WCG에서도 한빛소프트(대표 김영만)가 퍼블리싱하고 있는 온라인게임 ‘서바이벌프로젝트’가 시범종목으로 채택됐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세계 55개국 참여 WCG 10월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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