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판 유통 선두다툼 치열

경쟁사들 판매량 격차 줄이며 박빙 승부

 주기판 유통업계의 선두 다툼이 한치 앞을 못내다볼 정도로 치열해지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기판 시장을 주도해온 유니텍전자와 제이씨현시스템 등이 최근 내부 구조조정, 거래 중단 등으로 판매가 주춤해진 틈을 타 엠에스디와 슈마일렉트론 등 경쟁사들이 판매고를 높이며 유통업계 판도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또 후발업체인 디앤디컴와 빅빔 등도 인기 모델들을 앞세워 약진, 업체간 시장 점유율 차이가 더욱 미세해지는 등 선두권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주기판 유통시장에서 최근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업체는 슈마일렉트론(대표 윤제성)이다. 이 회사는 최근 월 주기판 판매량이 2만5000장에 육박하며 사실상 국내 주기판 유통을 주도하고 있다. 8만장 수준으로 추정되는 단품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0%선까지 끌어올린 것으로 회사측은 보고 있다. 이 회사는 ‘인텔 845E’ 및 ‘엔포스2’ 칩세트 기반 주기판 등 저렴한 가격대의 제품을 앞세워 중저가 보급형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빅빔(대표 금상연)은 최근 ‘엔포스2 울트라’ 칩세트를 탑재한 ‘ABIT NF7-2’와 인텔 865PE 칩세트를 탑재한 ‘ABIT IS7-2’ 등을 앞세워 월 판매량 1만장을 돌파하며 선두권과의 격차를 크게 줄이고 있다.

 엠에스디(대표 임송재)는 현주컴퓨터·주연테크·세이퍼컴퓨터 등 중견 PC업체 대상의 OEM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 회사는 특히 최근 공급업체들의 부침이 잦아짐에 따라 유니텍전자와 제이씨현시스템 등 주요 업체들을 따돌리며 전체 OEM 시장 점유율을 절반 이상으로 끌어 올렸다.

 디앤디컴(대표 노영욱)도 최근 주연테크에 납품을 개시하면서 유통시장을 포함해 월 판매량 1만장을 넘어섰으며 아수스텍의 제품을 공급하는 엔텍과 에스티컴퓨터 등도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수년째 선두를 유지해오던 유니텍전자(대표 백승혁)는 최근 내부 구조조정과 맞물려 영업조직이 약화되면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또 유니텍전자가 강점을 보이던 비아칩세트 기반의 제품 지지도가 떨어지면서 전체 제품 라인업도 크게 약화된 상황이다.

 기가바이트 주기판을 공급하는 제이씨현시스템(대표 차현배)도 현주컴퓨터에 납품하던 물량이 지난 7월 이후 중단되면서 판매량도 크게 감소했다.

 이에 따라 선두권 업체간 판매 격차도 최근 5000장 수준으로 좁혀지며 유니텍전자·엠에스디·슈마일렉트론·제이씨현시스템 등이 박빙의 선두경쟁을 펼치고 있다. 또 지난해에 비해 시장이 월 평균 2만∼3만장 가량 축소되면서 선두업체들과 후발업체들의 격차도 크게 줄어들었다. 관련업계에서는 주기판의 트렌드를 좌우하는 주력 칩세트가 자주 변화되고 있는 만큼 업체들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판도도 급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주기판 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규모가 큰 대형 유통업체일수록 어려움에 직면해 후발업체들의 추격을 받고 있다”며 “하지만 경쟁이 가열되면서 업체마다 브랜드 인지도나 사후서비스 안정성보다는 단순 가격 위주의 경쟁에 나서고 있어 자칫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