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측기업체들, 해외 공략 박차

세계적 업체들과 제휴 통해 매출 극대화

 국내 계측기 업체들이 애질런트테크놀로지·텍트로닉스·로데슈왈츠 등 세계적인 계측기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는가 하면 일부 사업부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글로벌 비즈니스에 나서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범용 계측기인 오실로스코프를 국산화한 이지디지털(대표 이영남)은 해외 영업 및 마케팅 강화를 위해 애질런트·텍트로닉스 등 세계 계측기 분야 선두업체들과 제휴를 추진중이며 윌텍정보통신(대표 장부관)도 지난해 1000만달러를 들여 독일 계측기업체 액터나의 무선사업부를 인수한 데 이어 독일 로데슈왈츠 등과 제휴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이동통신 필드테스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이노와이어리스(대표 정종태)는 SK텔레콤 등 국내 이동통신업체와 함께 동남아 시장에 동반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이를 통해 내년까지 매출의 50∼80%를 해외에서 올리는 수출주도형 기업으로 빠르게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처럼 국내 업체들이 해외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국내 제조업체들이 설비투자를 미루면서 내수시장 침체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계측기의 경우 몇몇 메이저 업체들이 지명도와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독자 진출보다 전략적 제휴를 통한 시장 진출이 효과적이라고 보고 있다.

 장부관 윌텍정보통신 사장은 “해외 메이저업체들이 하이엔드 제품군에서는 두각을 나타내고 있지만 로엔드 제품에서는 국내 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져 이를 세트로 묶을 경우 공동 마케팅이 가능하다”며 “해외 유수업체들은 세계 제조업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올해 초까지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해 생산능력이 크게 줄어 제휴 성사 가능성도 매우 높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이영남 이지디지털 사장은 “원래 국내 계측기 시장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제조업 경기가 얼어붙어 자연스럽게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계측기의 경우 브랜드 파워가 제품 신뢰성과 직결되는 경향이 강한 만큼 해외 유수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을 경우 수출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물론 미약한 브랜드 파워를 키우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