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 벤치마킹]기업용 프린터 3종-총평

 정보사회, 디지털사회로 나아가기 전 미래에는 종이가 없어지고 PC가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했다. 발달된 네트워크는 사용자들의 PC를 실시간으로 연결했고 e메일이나 메신저 등 간단하고 편리한 디지털 문서들이 종이를 대체할 것이라 본 것이다. 하지만 인류가 개발한 가장 오래된 저장장치인 종이는 그렇게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으며 여전히 사무환경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종이와 함께 사무실 한 켠을 지키는 것은 바로 프린터다. 최근에는 복합기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사무환경에서는 보다 전문화된 프린터의 요구가 많다. 우선적으로 PC에 종속되지 않는 독립적인 프린트 서버 기능을 가져야 하며 빠른 속도와 뛰어난 인쇄 품질, 그리고 저렴한 유지비 등 사무환경이라는 것은 일반적인 사용자가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프린터와는 쓰임새 자체가 다른 것이다.

 이 같은 사무환경에 최적화된 사무용 프린터는 사용되는 염료에 따라 크게 네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가장 전통적인 리본 카트리지를 사용하는 도트매트릭스 방식의 프린터와 데스크톱용 프린터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잉크젯 프린터 또 토너 카트리지를 사용하는 레이저 프린터와 솔리드 잉크(고체 잉크)를 사용하는 프린터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잉크젯 프린터의 경우 일반적으로 많이 접해볼 수 있어 어느 정도 그 성향을 예측할 수 있더라도 컬러 레이저 프린터나 고체 잉크 프린터의 경우 높은 가격대로 인해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데는 애로사항이 많다. 따라서 각각의 염료에 따른 프린터의 특성을 함께 알아보기로 하겠다. 이에 따라 다른 특징을 가진 세 가지 방식의 프린터를 벤치마킹했다.

 ◇총평=테스트 결과 사용되는 염료에 따라 또 그에 따른 내부 메커니즘에 따라 각각의 프린터는 자신이 가진 특성을 그대로 보여줬다. 기본적으로 벤치마킹에 사용된 프린터는 모두 독립적인 프린트 서버로 작동이 가능한 전문사무 기기고 각각의 특성에 따른 장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어느 한 가지만 우수하다고 볼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각각의 프린터는 자신의 특성에 따라 특화된 사업장에 잘 어울리는 기기가 되는데 간단히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비즈니스 잉크젯 3000DTN’은 본체의 가격이 세 가지 제품 중 가장 저렴하면서도 다른 제품과 달리 풀옵션의 모델로 총 1000장에 이르는 용지를 수납할 수 있다. 또 나머지 두 종류의 제품과 마찬가지로 대용량 급지대를 제외한 ‘비즈니스 잉크젯 3000N’ 모델의 경우라면 가격적으로 훨씬 장점을 갖게 된다. 흑백 텍스트 출력에서는 고품질 모드와 큰 차이가 없는 HP 특유의 고속출력 모드로 잉크 및 시간을 절약해준다. 세 가지 제품 중 카트리지를 가장 짧은 시간 안에 교체해줘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으며 용지에 따라 출력 품질이 많이 좌우되는 특징을 갖고 있지만 그만큼의 자유로움을 제공한다는 장점을 갖게 되는 것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바에 따라 흑백 텍스트부터 시작해 포토급 출력까지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며 본체의 가격대가 가장 저렴해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의 프린터 서버를 구축할 수 없는 소규모 작업장에 잘 어울리는 기기가 될 것이다. 고품질 모드를 이용할수록 프린터의 속도가 저하되는 점과 세 제품 중 가장 커다란 소음과 진동을 발생시키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이런 단점은 사무기기에서 크게 평가절하될 사항은 아닐 것이다. 가벼운 문서 출력이나 가끔 고해상도 이미지 출력이 필요한 소규모 사업장에서는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아큐레이저 C1900’은 컬러 레이저 프린터로 빠른 흑백 문서 출력과 더불어 깨끗한 출력물을 사용자에게 전해준다. 잉크젯 프린터에 비해 컬러 표현 능력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으나 사무환경에 많이 사용되는 그래픽 이미지나 컬러 차트·도표 등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인쇄하는 데는 전혀 부족함이 없다. ‘페이저 8200’과 함께 습기에도 강한 성질을 지니고 있어 출력물의 내구성이 뛰어나다.

 토너 카트리지의 가격 자체는 높지만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양은 가장 많으며 유지비 면에서도 가장 저렴하게 나타나 사무환경에 잘 어울리는 프린터로 보인다. 소모품인 드럼과 폐토너 수집기도 다른 두 제품의 소모품과 비교해 저렴한 가격대여서 전체적인 유지비 역시 가장 저렴하다. 다만 세 가지 중 품질좋은 흑백 텍스트를 출력해내는 속도는 가장 빠르지만 컬러가 사용되기 시작하면 제품의 속도가 저하되는 단점이 있다.

 페이저 8200은 컬러 문서 출력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어떤 용지를 사용하더라도 고체 잉크의 특성으로 인한 광택나는 우수한 출력 품질과 더불어 테스트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컬러 문서를 출력할 경우 가장 빠른 속도를 갖고 있다. 실제로 페이저 8200 등의 고체 잉크 프린터는 컬러 문서 인쇄가 잦은 보험회사 등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다고 한다.

 촛농과 같이 모여지는 잉크 찌꺼기는 환경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아 손쉽게 처리가 가능하고 개별로 나뉜 고체 잉크 스틱으로 인한 유지보수의 편리함도 있다. 또 고체 잉크가 가진 왁스 성분의 재질로 광택이 나는 고급스러운 출력물을 얻을 수 있으며 용지를 가리지 않고 동화를 보는 것 같은 따뜻한 느낌을 주는 특성 역시 장점이다. 그러나 프린터 본체의 가격이 가장 비싼 것이 흠이다. 유지비의 경우 비즈니스 잉크젯 3000DTN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프린터 자체 가격만으로도 나머지 두 제품을 합한 것보다 높아 중소규모의 작업장에서 도입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을 절약해야 하는 경우라면 페이저 8200DP는 빠른 속도의 컬러 문서 인쇄로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