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티엄4`급 두뇌 이식한 똑똑한 자동차가 달려온다

32비트 MCU 탑재…제어능력 `업그레이드`

 ‘펜티엄4’ PC 같은 32비트급 고성능 프로세서를 탑재한 ‘지능형(intelligence) 자동차’가 나온다.

 자동차의 핵심장치인 엔진과 변속기의 주요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32비트급 마이크로컨트롤러(MCU)가 탑재되는 것. 기존 에어백이나 도어록·타이어·백미러 등의 상태를 파악하고 제어하는 데 8비트급 MCU가 사용되긴 했지만 핵심장치인 엔진에 32비트급 MCU가 탑재돼 말 그대로 PC급의 제어능력을 갖게 되는 것은 이제 시작단계다.

 32비트급 엔진을 장착하게 되면 엔진 산소량·배기량 등 각종 엔진 작동기준을 환경문제를 감안해 적절하게 조정할 수도 있고 엔진 구동에 걸리는 시간도 단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고속회전하는 엔진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해 안전주행을 유지하고, 자동차 시동시 짧은 액세스 시간에 연료를 완전연소하도록 해 환경오염을 막는다.

 특히 북미시장을 중심으로 운전자 및 보행자의 안전과 자동차의 배기가스 규제를 위한 법적 기준이 점점 까다로워지면서 ‘안전하고도 친환경적인 엔진’을 만들기 위한 32비트급 고성능 프로세서 탑재가 필수적이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엔진제어 및 변속기에 사용되는 32비트급 MCU를 먼저 내놓은 업체들은 자동차 IC시장에서 선두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모토로라와 인피니언. 인피니언은 최근 MCU와 디지털신호처리기(DSP)·마이크로프로세서를 통합한 32비트 MCU ‘트라이코어’를 내놓고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피니언은 현재 40㎒ 속도인 ‘트라이코어’를 150㎒까지 올려 차량용 반도체의 고성능화를 주도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32비트 엔진제어 모듈을 탑재한 자동차들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장에 풀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2비트급은 아니지만 에어백 제어나 도어록·타이어압력감시시스템(TPMS)·백미러 제어 등에 사용되는 8비트·16비트 MCU는 TI·ST마이크로·마이크로칩 등 반도체업체가 다양한 솔루션을 내놓고 있다. 32비트건 8비트건 이들 MCU는 차량 내부의 무선프로토콜인 CAN이나 LIN 버스를 통해 연결돼 ‘똑똑한’ 자동차를 만드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방한한 앤드류 총 인피니언 자동차 담당 부사장은 “소비자들은 점점 더 편리하고 안전한 자동차를 원하고 있고, 완성차업체들은 자동차의 고부가가치를 위해 첨단 반도체가 장착되는 각종 전자기능을 탑재하고 있다”면서 “차량용 반도체도 속도나 성능이 높아지는 무어의 법칙을 따라 고성능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