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시장이 지난해 2월 바닥을 치고 반도체 사이클에 따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대 회복시기는 내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리처드 고든 가트너데이터퀘스트 수석 애널리스트는 28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가진 ‘반도체시장 전망 세미나’에서 “올해 반도체시장이 카메라폰 등의 수요에 힘입어 11.2%에 달하는 성장세를 보이겠으나 아직도 PC교체수요나 IT투자가 본격화되지 않았다”면서 “내년에는 세계 경제안정과 IT투자가 재개돼 연간 21.1%에 달하는 대폭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고든은 또 2005년에는 전세계 반도체시장이 전년대비 18.6% 성장, 2487억달러에 이르러 2000년(2225억달러)보다 더 큰 사상 최대규모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이미 전세계 반도체공장들의 평균가동률이 80%를 넘어섰고 자본총투자도 지난해 -38%였던 것이 +8%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성장전망을 당초 8.3%에서 2.9%포인트 가량 올린 배경에 대해 “D램 가격인상과 낸드형 플래시메모리 품귀 등이 새롭게 반영됐기 때문”이라면서 “이같은 호조세로 메모리 비중이 지난해보다 2%포인트 더 늘어 20%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는 낸드형 메모리가 카메라폰·USB드라이버·디지털카메라 등의 폭발적 수요에 힘입어 반도체시장의 성장을 이끄는 동인이 되고 있지만 가격 측면에서 불리해 노어형 시장보다 커지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낸드형이 출하량 기준으로는 이미 2001년 노어형을 앞질렀으나 매출 측면에서는 여전히 전체시장의 30∼40%대에 머물고 2007년에도 이같은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고든은 특히 낸드형 시장의 변수를 “ST마이크로·하이닉스·마이크론 등이 진입하면서 과당경쟁으로 평균판매가가 인하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삼성도 이같은 문제 때문에 D램과 낸드형 메모리의 생산비중을 적절하게 조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시장 2위로 껑충 뛰어오른 삼성전자가 인텔을 따라잡을 수 있겠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인텔은 CPU만으로도 200억달러의 매출을 발생시키는 시장지배력이 너무 강해 쉽지가 않을 것”이라면서 “반도체시장이 회복되면 그 차이는 줄일 수 있겠으나 현재의 포트폴리오로는 1위 달성이 힘들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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