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가 하나로통신 사태에 대한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면서 파국으로 치달을 것으로 보이던 하나로통신이 극적 회생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그동안 심각한 감정싸움을 벌였던 하나로통신의 주요 주주사들이 문제해결에 원칙적으로 합의한 데 이어 29일 전격적으로 이사회를 개최키로 하면서 하나로통신이 유동성 부족사태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이와 함께 이번 이사회에서는 단기 자금과 중장기 자금조달에 대해 동시에 논의할 것으로 보여 하나로통신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방안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날 이사회가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통신시장 구조조정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 주주, 사태해결에 합의=정통부, 하나로통신, 하나로통신 주요주주 등은 28일 오전 정통부에서 회의를 갖고 이른 시일내에 하나로통신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한다는데 합의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주주사 관계자는 “하나로통신의 현 상황에 대해 이해를 같이 한 만큼 문제해결이라는 큰 흐름을 거스를 수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주주사 관계자들도 문제해결에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히고 다만 중장기적인 문제와 단기적인 문제를 어떻게 연관시켜 풀어 나갈지에 대해 이사회 등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떤 중재안이 나오나=하나로통신 관계자는 “29일 이사회에서 논의될 문제는 단기적 자금과 장기적 자금 등으로 나누어 설명하기 힘들며 모두 연계된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로통신측은 이사회 안건 마련을 위해 며칠 전부터 모처에서 주요 주주간 중재안을 만들었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한 채 “이사회에 상정할 안건은 외자유치와 유상증자가 합쳐진 새로운 방안”이라고 밝혔다. 기존안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주주간 이해관계를 좁힐 수 있는 안이라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유상증자와 외자유치를 병행, LG가 1대 주주 역할을 영위하면서 2대 주주로 외국자본을 끌어들이는 방식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하나로통신측은 유상증자안을 의결할 경우 2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CP) 발행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시장 구조조정 급류 탈 듯=이사회가 성공하기에 걸림돌은 여전히 많다. 주요 주주사들의 내부 의견조율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단 정통부가 적극 중재에 나섰고 주요 주주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만큼 성공적으로 끝날 것이라는 기대가 많다.
이번 이사회에서 하나로통신 문제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면 정통부도 한숨 돌릴 수 있게 된다. 외자도 유치하고 하나로통신의 주인도 찾아주는 것이다.
특히 정통부는 대주주와의 회의 후 “향후 진행상황을 면밀히 살펴보고 필요할 경우 입장을 밝히겠다”고 밝혀 수용 가능한 중재안을 냈음을 시사했다.
정통부의 의지나 대주주들의 긍정적인 반응에 비춰보면 최소한 임박한 단기 유동성 문제해결은 낙관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하나로통신 문제가 일단락되면 두루넷 입찰 등도 수순대로 풀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29일 이사회에서 하나로통신 측이 제시하는 안건의 통과여부가 하반기 통신시장의 방향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