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안에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고부가가치의 나노 제품이 시장에 등장할 것입니다.”
나노탄소튜브의 거목 일본 메이조대학의 스미모 리지마 교수가 지난 27일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나노코리아 2003’ 행사 참석차 내한했다.
그는 3년 안에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산업화 제품이 등장할 것이라며 나노기술의 상업화 시점이 가까이 왔음을 강조했다.
리지마 교수는 91년 나노화학의 새로운 장을 연 탄소나노튜브를 발견해 강력한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과학자다.
“탄소나노튜브를 발견했을 당시 모든 과학자는 초전도체에만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탄소나노튜브의 튜브구조와 반도체 성격을 알아내면서 흥분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고체 물리학자였던 그는 탄소나노튜브의 매력에 심취돼 화학분야로 호기심을 넓혀갔다. 그의 연구분야는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전자 소자와 재료, 디스플레이, 수소저장, 연료전지 등 애플리케이션 영역과 탄소나노튜브의 성장을 조절하고 재료의 성격을 파악하는 원천기술분야다. 또 최근 그는 고깔 모양의 나노튜브를 이용해 DNA나 단분자 하나를 검사하는 바이오분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과학적 호기심이 서로 다른 영역의 경계를 없애는 것은 당연한 현상입니다. 필요에 의해 서로 다른 학문을 융합하는 것입니다.” 리지마 교수는 요즘 어린 학생들이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그런 호기심을 풀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이 과학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자연과 함께 뛰놀며 항상 궁금한 것에 대한 대답을 찾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요즘 어린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인공적인 대답을 얻고 문제를 푸는 능력을 상실하고 있습니다.”
메이조대학에 몸담고 있는 그는 전세계적인 사회문제로 떠오른 이공계 기피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일본 역시 인재들이 과학계를 떠나는 현상에 대한 어떤 해법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대학에서 중고생들에게 과학교실을 여는 활동으로 이런 현상을 막아보려는 작은 시도 밖에 하지 못하고 있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리지마 교수는 “한국 과학자들이 일본의 어느 과학자 못지 않게 나노기술 분야에서 열띤 연구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한국 과학자들에 대한 격려도 잊지 않았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