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세를 훌쩍 넘긴 ‘쉰세대’임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정보화에 열정을 쏟고 있는 공무원이 있다.
대전광역시청 신임 정보화담당관인 유명준 과장(52)이 바로 주인공. 우리나라 행정전산화와 지역정보화의 산증인으로 자타가 인정하는 인물이다. 지방의 말단 공무원으로 시작해 25년의 오랜 공직생활을 거쳐 이제는 정보화 전문행정의 베테랑으로 평가받고 있다.
77년 충남 금산군청 지적업무 8급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에 첫 발을 내디딘 그가 지금은 천직이 된 정보화 부문과 연을 맺은 것은 79년 한국과학기술원(KIST)에서 전산전문교육을 이수하면서부터다. 이를 계기로 그는 특히 70년대 말 국내 최초의 지적업무전산화에 참여한 데 이어 80년대 말 국가기간전산망구축 행정전산화 사업단에 들어가 우리나라 5대 기간전산망 구축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
“부동산관리시스템을 확대보급해 80년대 당시 만연한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고, 행정전산망사업의 일환인 주민등록·자동차 등록 등의 전산시스템을 시범운용하면서 행정전산화사업에 앞장서왔다는데 지금도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는 특히 행정전산화사업단에서 근무한 3년 동안 잦은 야근에도 불구하고 대전에서 사업단이 있는 서울 광화문과 용산으로 출퇴근하면서 하루도 결근하지 않는 부지런함과 업무 욕심을 보여줬다. 그후 대전시 지역정보업무를 맡아보면서는 시민들의 정보화 마인드 확산을 통해 정보격차를 해소하는 데도 관심을 기울였다.
이런 덕분에 그는 지난해 국가정보화사회 발전유공 포상을 수상한 데 이어 최근에는 대전시가 중앙정부에서 주관하는 전자정부부문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는 보람도 맛봤다. 특히 지난 7월 말 지리정보담당사무관에서 자리를 옮겨 대전시 정보화를 총괄하는 정보화담당관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아직 미흡하고 갈고 닦아야 할 부분이 많은데 정보화담당관의 중책을 맡고 보니 어깨가 더 무겁습니다. 정보격차 해소와 정보화를 통한 시민의 삶의 질 제고에 노력을 다할 계획입니다.”
지천명을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의 연구와 학문 탐구에 대한 열정과 관심은 젊은이 못지 않다. 지자체 공무원이라는 직무 외에도 교수·연구자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대전산업대 전자계산학과 학·석사를 마치고 현재 배재대 정보통신학과 박사과정인 그는 2000년부터 우송대·한밭대·목원대 등에 출강해 학생들에게 현장의 생생한 내용을 전달하면서 정보화 인재양성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 정보통신교육원 GIS대전분원에서 환경GIS분야에 대한 강의를 통해 지식을 공유하는 한편 실업계 고등학교 지적과 학생들을 위한 ‘지적전산응용’이란 교과서를 집필하기도 했다.
오랜 행정 경험과 꾸준한 연구생활로 ‘변화 행정의 선구자’라는 별칭도 얻은 그가 지자체 정보화를 선도하는 조타수로서 구상하는 밑그림은 원대하다.
“앞으로 물리공간과 전자공간의 결합으로 이뤄지는 제3의 공간정보도시를 창출해 시민들이 원하는 방향에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전자도시’를 구현해 나가는 데 힘을 쏟을 작정입니다.”
<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