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목을 앞두고 ‘쾌재’를 불러야 할 유통업계가 ‘한숨’만 내쉬고 있다.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명절에다 경기 불황으로 추석 특수가 사라질 기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TV홈쇼핑·인터넷 쇼핑몰 등 온라인과 할인점·백화점·편의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는 실종된 추석 특수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속속 내놓고 있다. 주요 유통업체는 초저가 실속 상품, 온·오프라인 통합 프로모션, 추석 PB상품 개발, 완벽한 배송 서비스 등을 통해 막판 ‘추석 대목잡기’에 발벗고 나선 상황이다.
◇‘따로 또 같이’ 프로모션=올 추석 마케팅에서 가장 두드러진 마케팅 주제는 ‘통합’이다. 불경기를 함께 이겨보자는 취지 아래 백화점과 인터넷 쇼핑몰, TV홈쇼핑과 카탈로그, 할인점과 인터넷 쇼핑몰 등 각 유통채널이 손잡고 통합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상품 소싱은 백화점이나 할인점 등 한 곳에서 담당하고 판매는 여러 채널에서 동시에 진행 중이다.
롯데닷컴은 롯데백화점이 제작한 추석 선물용 카탈로그 상품을 쇼핑몰에서 판매한다. 신세계는 해외교포를 상대로 백화점 상품을 카탈로그와 인터넷을 통해 동시에 선보였다. CJ홈쇼핑도 채널을 구분하지 않고 TV·인터넷·카탈로그에서 동시에 프로모션을 진행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CJ는 한 달 먼저 배포되는 카탈로그에 추석 특집판을 마련한 데 이어 추석이 다가옴에 따라 CJ몰의 e메일로 구매를 유도하며 TV홈쇼핑에서는 같은 상품을 프라임 타임에 집중 배치해 시너지를 높이고 있다.
◇영업시간 ‘연장’, 상품은 ‘초저가’에=대다수 유통점은 추석을 앞두고 이례적으로 연장 영업을 시작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9∼31일 영업시간을 8시 30분까지 연장했다. 현대백화점도 30∼31일에 이어 오는 5∼8일의 폐점시간을 30분 늦추기로 했다. 추석 상품군도 얇아진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실속 상품 위주로 구성했다. 지난해 10만원대 상품을 대거 선보였던 할인점은 올해 5만원대로 주력 상품을 새로 편성했다. 1만원 이하의 초저가 상품도 내놓았다. 현대홈쇼핑은 추석 선물세트를 5개 이상 구매한 고객에게 1개를 덤으로 주는 서비스를 벌이고 있다. 현대백화점과 삼성홈플러스는 아예 추석 대목만을 겨냥한 PB상품을 선보였다.
인터넷 쇼핑몰도 상품 수는 늘리는 대신 저가 상품 위주로 마케팅의 방향을 선회했다. 인터파크 김영덕 상무는 “작년보다 20% 정도 늘어난 600여가지로 한가위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경기침체와 이른 추석으로 물가가 많이 상승해 생활과 식품 선물세트 등 저렴하고 실속있는 선물을 집중 편성하는 등 알뜰 구매 마케팅 전략으로 추석 매출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완벽한 배송 서비스가 ‘경쟁력’=매년 이맘 때면 배송 문제로 골치를 앓았던 유통업체가 배송망을 새롭게 정비해 밀려드는 주문에 대비하고 있다.
LG수퍼는 서울·수도권·중부·영남지방 등 40여개 인터넷 망을 이용해 가장 신선한 상태에서 선물 세트를 받아볼 수 있도록 했다. 또 각 점포의 배달 서비스를 이용해 점포 인근지역에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에 배달해 주고 있다.
롯데닷컴은 백화점 상품권을 100만원 이상 주문하면 24시간 안에 배송해 주는 ‘24시간 배송제’를 운영한다. 현대홈쇼핑은 이번 추석행사 기간에 자체 냉장 물류센터를 통해 정육·굴비 등 신선식품 선물세트의 배송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삼성홈플러스는 추석을 맞아 자사 상품권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제주 지역을 포함한 전국 어느 곳이나 무료로 배송해 주는 서비스를 실시키로 했다.
SK디투디는 추석 선물로 가장 많이 팔리는 갈비 선물세트를 서울 지역의 경우 주문 당일 배송해 주고 있다.
이 밖에 롯데닷컴과 인터파크는 기업체 직원이 쇼핑몰에서 직접 다양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온라인 매장 ‘B2E’몰을 크게 강화하는 등 막판 추석 특수를 잡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