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루션 시장전망 :기업 투자의지 회복이 성장 `관건`-김창훈 KRG 실장
올해 국내 IT솔루션 시장의 특징은 한마디로 장기간 지속된 경기침체의 여파와 수익성 악화라는 악조건 속에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다. 상반기 솔루션 벤더들의 부진한 실적도 이를 여실히 입증한다.
하반기에도 상황은 그리 나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솔루션 벤더들의 실적이 2분기부터 호전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으며, 엔드유저 기업들의 투자욕구가 점차 회복되고 있다는 점은 하반기 시장에 `청신호`로 보여진다.
기업들이 그동안 미뤄왔던 투자를 재개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점도 시장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다. 게다가 전통적으로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수요가 몰린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하반기들어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감을 높인다. 하지만 눈에 띠는 시장반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주요 솔루션별로 살펴보면 ERP 시장인 경우 대기업들의 수요가 포화상태에 이른데다, 중소기업 3만개 IT화 지원 사업 등 정부의 강력한 정책 아래, 중견기업 및 중소기업으로 수요가 확대되는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확장 ERP 수요의 한계와 성숙기를 지난 시장으로서, 성장잠재력 부진으로 예년 같은 성장세는 기대하기 힘들 것이다.
CRM시장은 지난해 폭발적인 성장에 힘입어, 큰폭의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올들어 시장침체가 길어지고 있다. 특히 연초에 기업들의 투자순위로 첫손에 꼽혔던 CRM 분야는 경기침체 여파로 실제 투자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반면 금융권을 중심으로 마케팅 캠페인 관리와 고객접촉채널 통합관리 등의 솔루션 도입계획이 높아져 기대감을 낳게 한다.
EP시장은 EP시장과 EAI 시장에 대한 고객혼선이 잦아들면서, 프런트엔드 통합은 EP, 백엔드 통합은 EAI 로 양분돼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KRG 조사에 따르면 6천억원 이상 대기업 가운데 35%가 EP를 1∼2년내로 도입할 우선분야로 선정하기도 했다. 특히 전략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SEM 도입에 대한 투자도 활발히 늘어나고 있다.
SCM 시장은 제조업과 대형 유통사를 중심으로 부품이나 완제품의 구매나 조달 등 일련의 물류 흐름을 개선하려는 추세가 확산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재해복구 및 보안, 모바일 솔루션 시장은 기업들이 투자 우선순위로 꼽고 있는 만큼 하반기 들어서도 꾸준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하지만 데이터베이스를 포함한 기반 소프트웨어 시장의 성장세는 주춤한 반면, WAS를 비롯한 스토리지 관리소프트웨어 시장이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종별로 정부/공공분야에선 지역정보화 기반확충을 위한 투자 및 부처별 행정고도화를 위한 사업추진 등을 비롯해 인터넷 민원 및 대고객 관련 업무 시스템 구축 및 개선에 대한 투자가 활발히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제조분야인 경우 ERP투자가 꾸준히 증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LG화학 등 주요 대기업들의 해외사업장 ERP구축 및 연계에 따른 수요 창출이 기대된다. 제조업종은 올해 데이터웨어하우징, 분석 CRM, SFA 분야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는 한편 PDM, PLM, CPC 등 협업적 공급 환경 구축에 대한 투자가 증가할 전망이다.
금융업종은 DW 확장과 CRM고도화 등에 대한 지속적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이기종 및 애플리케이션 통합을 위한 EAI 등의 프로젝트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으며 인터넷뱅킹 고도화, 차세대시스템, 자산관리, 여신관리시스템, 채권/외환/유가증권 관리 등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다. 이와 함께 올 상반기 최대 이슈였던 방카슈랑스 도입을 위한 IT투자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통신분야는 CRM 등 대고객관련 분야에 대한 지속적 투자가 확대될 전망이며, SK텔레콤이 차세대마케팅 시스템, LG텔레콤이 eCRM, 하나로/ 두루넷/드림라인이 CRM 구축을 계획 또는 추진 중이다, 특히 KT의 통합 ERP 구축사례에서도 나타나듯이 ERP를 비롯한 EAI, EIP 등도 주요 투자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대형 유통업체들을 중심으로 OEM 자동발주, CR 등 협업적 공급망관리를 위한 투자가 전개될 전망이며, 운송업종에서는 주요 업체들을 중심으로 ERP도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전체적으로 시장수요는 하반기들어 다소 나아지는 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되지만, 기업의 채산성은 전례없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단품중심의 전략보다 다양한 기능과 성능을 구현하는 통합솔루션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을 추진할 것이다. 이에 따라 소프트웨어 벤더들마다 매출증대 만큼이나 수익성 확보가 중요한 이슈로 대두돼 패키지 판매보다 서비스와 컨설팅 분야로 수익을 다각화하는 쪽에 전략적 포커싱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