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가 내달 15일부터 MSN메신저와 연동기능을 제공해온 국내 메신저 업체들에 대해 라이선스 등록을 요구하고 나섬에 따라 관련업체들이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MS는 최근 본사 차원에서 다른 메신저 관련업체들이 내달 15일 이후에도 자사 MSN메신저와의 호환기능을 계속 유지하려면 라이선스 등록을 해야한다고 발표했다(본지 8월 22일자 참조).
이에 따라 SK커뮤니케이션즈(네이트온), KTH(KT아이맨), 지앤비커뮤니케이션(아이비메신저), 드림위즈(지니), 심심이 등 MSN 연동 메신저 서비스 및 MSN기반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해온 국내 18개사에게도 라이선스 등록에 관한 협조 공문이 전달된 상태다.
이 가운데 네이트닷컴, 지앤비커뮤니케이션, 심심이, 드림위즈를 비롯한 5∼6개업체는 일단 라이선스 등록을 신청한 상태이며 나머지 업체들은 라이선스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는대로 등록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등록여부에 관계없이 이들 업체들은 MS의 이 같은 갑작스런 정책변화에 곤혹스러워하며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MS가 표면적으로는 MSN메신저 이전 버전의 보안문제를 거론하며 보다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서는 일정한 라이선스 계약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실제로는 메신저 시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통제정책 수단일 것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직 공개되지 않은 라이선스 내용에 로열티를 요구하는 부분이 포함될 경우 영세한 국내 메신저 업체들의 경우는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MSN메신저는 하루 로그인 사용자 650만명에 이르는 국내 1위 메신저 서비스로 상당수의 후발 메신저 업체들은 MSN메신저와의 연동을 주요 기능으로 내세우며 시장을 확대해온 것이 사실이다.
네이트닷컴의 한 관계자는 “MS의 이번 정책은 MSN메신저의 강력한 경쟁세력으로 떠오르는 업체에게는 견제와 유료수익을, MSN메신저에 의존하고 있는 애플리케이션 업체에게는 자사의 우산속으로 끌어들여 비즈니스 모델을 새롭게 만들겠다는 의도일 것”이라며 “어찌됐든 MSN의 시장 지배력을 높이려는 시도”라고 전했다.
국내 업체들은 일단 MS가 라이선스 비용을 요구하지 않거나 합리적인 수준의 비용을 요구할 경우에는 수용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과도한 비용을 요구하거나 라이선스 계약 내용이 일방적인 통제로 흐를 경우는 아예 연동을 포기한다는 내부방침을 세우고 있다.
KTH의 이태호팀장은 “라이선스 정책의 기조에는 유료가 포함돼있을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합리적인 수준일 경우에는 받아들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수용하기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선등록을 한 네이트닷컴의 경우에도 어느 정도의 로열티 지불에 대해서는 인정하지만 과도하면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번 MS 정책을 계기로 MSN과의 연동성은 점점 줄여나가고 자사 메신저의 기능을 대폭 확대해 MSN과 전면 경쟁을 준비하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KTH와 네이트닷컴 모두 MSN메신저와의 연동 기능을 사용하는 사용자가 20% 안팎에 불과하고 그나마 기능제한이 있어 효용성이 크지 않다며 연동을 차단하더라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네이트닷컴은 최근 네이트온2.0 베타버전을 출시하면서 아예 MSN메신저와의 전면 경쟁을 선언한 상태다. 그러나 MSN메신저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업체들의 경우는 연동중지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어떤 식으로든 MS와의 협상을 통해 전략적인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버디버디, 구루구루메신저 등 MSN과의 연동기능을 제공하지 않는 업체들의 경우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며 MSN메신저에 의존하지 않고 시장을 확대해온 전략이 다행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