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AV 전시회 ‘IFA2003’ 폐막

 세계 최대 AV전시회인 ‘IFA2003’이 3일(현지시각) 6일 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됐다.

 IFA주최측은 이번 전시회에 삼성전자·LG전자·대우일렉트로닉스·소니·필립스·파나소닉 등 총 34개국에서 940여 개 업체가 참여했으며, 전시 관계자를 포함해 총 40여만 명이 관람했다고 밝혔다.

 이번 IFA전시회에서는 국내 참여기업 수는 23개 업체에 불과했지만 국내기업 대 약진, 일본기업 답보, 유럽기업 퇴보 등으로 요약될 정도로 국내업체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IFA전시회는 그동안 AV가전 신제품이 소개되는 장소로 활용돼 왔다.

 IFA전시회를 통해 선보였던 신제품만 해도 CD플레이어(1979년), 16대 9 와이드 TV(1989년), 플라즈마(1995년) 등 10여 종에 이르고 있다.

 이번 IFA2003에는 대작은 없었지만 눈길을 끌 만한 제품들이 각 부스에 진열돼 관람객들의 시선을 모았다.

 △디스플레이 분야=삼성전자의 70인치 PDP, 54인치 LCD TV, LG전자의 71인치 PDP TV, 52인치 LCD TV 등은 향후 플랫 디스플레이가 얼마만큼 커질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일본기업들은 그동안 32인치 PDP TV를 전시회마다 주력 제품으로 전시해왔으나 이번 전시회부터는 32인치의 경우 LCD TV로 진열했으며 PDP의 경우 37인치 제품부터 진열, PDP주력 제품이 30인치 후반대로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마쓰시타는 4000대 1의 화면대조비(콘트라스트)를 자랑하는 42인치 PDP TV를 선보였다. 그동안 3000대 1의 콘트라스트가 PDP TV의 한계였으나 IFA를 계기로 그 벽이 무너졌다. 산요는 예전에 비해 좀더 나아진 3D 디스플레이를 선보였으며 필립스는 e잉크사와 제휴로 만든 전자북 시제품을 선보였다. 전자북은 종이처럼 휘어질 수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다.

 △영상·오디오 기록 재생분야=이번 전시회에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그동안 MP3플레이어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유럽기업들이 대거 MP3플레이어를 전시했다는 점이다. 톰슨이 하드디스크를 기록매체로 사용한 MP3플레이어인 라일라 PDP 2860·2840·2810 등과 메모리방식의 2444·2488 등을 MP3플레이어를 대거 선보였다.

 필립스 역시 16GB의 하드디스크를 장착한 MP3플레이어를 선보였으며 MP3 감상은 물론, FM라디오 수신이 가능한 엔터테인먼트 휴대폰인 530을 출품해 휴대폰 사업에 더욱 강력히 드라이브할 계획임을 내비쳤다. 새로운 CD 오디오 포맷인 슈퍼 오디오의 활성화를 위한 공동 부스가 마련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슈퍼 오디오는 마치 DVD처럼 전면 뿐 아니라 후면에서도 다이내믹한 음향을 감상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소니, 필립스 등이 주도하고 있으며 이번에는 공동 부스가 마련돼 관련업체들의 오디오 플레이어 제품과 이를 지원하는 CD미디어가 대거 등장했다. 

 파나소닉은 32MB의 SD메모리를 사용해 사진,동영상, MP3플레이어 등을 기록, 감상할 수 있는 다기능 기기인 SV-20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카메라가 달려있어 캠코더로도 사용할 수 있으며 최대 768kbps의 데이터를 초당 15프레임까지 기록할 수 있다. 국내업체로는 아이리버가 1GB의 메모리를 내장한 iFP-500을 출품했다. 또 삼성전자는 DVD램 방식의 DVD기록기와 램은 물론 RW방식까지 지원하는 기록기 시제품을 출시했으며 블루레이 디스크 플레이어도 첫 선을 보였다.

 이밖에 이번 IFA전시회에서는 상용화 수준의 디지털가전과 홈네트워크 기기들이 대거 선보여 앞으로 이 분야가 AV가전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임을 보여줬다.

 △한국기업에 높은 관심=IFA가 열리는 기간 독일 현지방송과 언론들은 앞다퉈 한국기업의 부스를 방문, 연일 보도하는 등 국내 기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특히 독일 및 유럽 언론들은 일본·유럽 기업들이 LCD·PDP 등에 투자를 하지 않는 동안 한국기업은 과감히 투자한 데 따라 디스플레이 분야 기술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 수준에 올랐으며 싸구려 제품 이미지도 탈피, 향후 한국 업체들이 AV가전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례적으로 삼성전자 최지성 부사장의 인터뷰를 하루 간격으로 이틀동안 큰 비중을 두고 보도했다.

 이처럼 한국 업체들이 유럽시장에 인기를 끌고 있는데 힘입어 삼성전자·LG전자·대우전자 등은 연일 바이어들의 방문으로 수십억 달러에서 수억 달러에 이르는 계약 협상을 진행했으며 중소기업인 이레전자· 하스퍼·세비텍·아이리버 등의 부스에도 연일 바이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유형준 hjyo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