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정보기술(IT) 산업 발전의 등대지기로 부상한 ‘2003 부산 벤처플라자&컴퓨터소프웨어 전시회(SEK)’가 4일부터 7일까지 4일간 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에서 성대하게 열린다.
올해로 세번째인 부산 SEK은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참여업체 수가 지난해보다 24개나 증가, 총 136개 업체 210개 전시공간이 마련돼 국내 IT산업의 저변이 튼튼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그동안에는 부산 SEK의 전시품목이 틈새 수요를 겨냥한 기초 및 응용 소프트웨어에 머물렀으나 올해를 기점으로 전사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기업지식포털(EKP), 통합보안, 자료관시스템, 네트워크시스템 등 기간 솔루션 분야로 다양화돼 지역 IT산업의 현주소를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관에서는 강원전자, NGN코리아, 크로스티이씨 등이 네트워크 장비를 선보인 가운데 한국ESM의 보안 소프트웨어와 자료관시스템, 신화정보통신의 닷넷(.NET) 기반 EKP, 동양미디어의 인터넷방송 등에 관람객의 발길이 머물 전망이다. 웰컴정보시스템의 행정업무용 소프트웨어, 이지소프트넷의 셀프등기민원지원시스템, 와이즈그램의 모바일 과금(빌링)시스템 등도 지방에서 개최되는 최대 규모의 IT행사인 SEK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한국창업대학생연합회(KOSEN)과 부산울산벤처창업동아리연합회(PUVA)가 주관하는 ‘영호남 대학생 벤처 한마당’에서는 미래형 벤처의 모습을 가늠해볼 수 있다.
무엇보다 부산·대구·울산 등지의 대학 창업동아리에서 벤처드림을 품고 창업에 성공, 본격적인 시장 개척에 나선 43개 지역 벤처기업들이 쏟아부은 땀의 결실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주목된다. 관련업체들은 실시간 자동 얼굴인식기(이지하모니), 결착해지가 쉬운 밴드케이블(뉴템), 촬영용 무인 헬리콥터(원시인) 등 아이디어 상품으로부터 그룹웨어패지키(매크로피아), 엠펙 웹 트랜스미터(엠아이), 3차원 레이저 스캐너(이너텍) 등을 내놓고 당장 시장에서 대기업 및 외국계 소프트웨어들과 경쟁할 태세다.
또한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부산정보통신연구원 등의 지원을 받아 활동중인 부산지역의 벤처기업들이 최근 화두로 부상한 보안 및 게임·컨텐츠 솔루션을 중심으로 화려한 기술을 뽐낸다. 특히 게임, 콘텐츠,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30여개 기업들이 참가해 전시장 곳곳에서 자사 제품의 상품성을 자랑한다. 이는 부산국제영화제를 아시아 최대 규모의 영화제로 육성하고 가장 효율적인 국산영화 제작(촬영)지원체계를 갖춘 부산광역시의 문화컨텐츠산업에 대한 지원 및 육성 의지가 게임·컨텐츠 개발산업으로 전이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드림미디어, 헬로우넷, ETP, 라엔터테인먼트, 모바일로 등 10개 게임업체가 한 곳에 모여 모바일·웹 연동 축구 시뮬레이션 게임, 여성용 게임, IC 칩을 활용한 모바일 아바타 서비스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인다. 이와 함께 대한소프트, 이엑스피, 쥬쥬클, 리얼3D 등 부산을 근거지로 하는 지역 벤처기업들이 3D 캐릭터 애니메이션과 온라인 게임을 대거 출품했다.
일반 관람객들에게도 흥미로운 볼거리가 제공된다. 전자신문사, 부산광역시, 부산게임영상협회가 주최하는 ‘제 2회 부산광역시배 게임대회’가 부산 SEK 개막일로부터 4일간 BEXCO에서 열리는 것이다.
이번 행사는 ‘워크래프트 3’와 ‘비틀윙’의 예선을 거쳐 선발된 32강이 본선 토너먼트를 진행하게 되며 서지훈, 이제훈, 강민 등 프로게이머들의 초청대회도 있을 예정이다.
비틀윙은 2대 2 팀 대결로 워크래프트 3는 국내 배틀넷 서버(칼림도어 서버)에서 15레벨 이상의 계정을 보유한 게이머 중에서 예선 32강을 거친 실력자들의 불꽃튀는 대결이 펼쳐진다.
또한 4일부터 7일까지 전시장에서 컴퓨터게임, 영상, 온라인콘텐츠 등 3개 부문에 대한 ‘디지털 콘텐츠 공모전’이 열리며 유명 벤처기업 초청강연, 각종 문화 행사, 창업 아이템 설명회로 채워진 ‘영호남 대학 창업동아리 어울마당’도 일반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이밖에도 5일 BEXCO 컨벤션홀에서 3개 벤처기업들의 투자유치 설명회, 11개 지역 게임업체의 디지털 프로모션 기획설명회가 국내외 엔젤 및 기관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펼쳐진다. 중국과 일본으로부터 20여명의 디지털 콘텐츠 전문가들이 참가하는 부산국제디지털콘텐츠세미나(4일 BEXCO 컨벤션홀)도 유용한 IT 기술정보와 동향을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부산 SEK이 국내 IT산업의 지방 분산을 선도하고 21세기 동북아 IT산업의 중심으로 부상하기를 기대해본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